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흩다 Mar 17. 2017

그렇게 나는, 사랑했기에

그대는 결국, 눈을 감았다.


어쩌면 이 막의 엔딩은 우리의 첫 눈 맞춤과,

베인 듯이 아려오는 손 끝에서 느낄 수 있었겠지만.


아무리 내 진심을 보이지 않게 덧대고 기워도.

건넬 수 없는 마음을 흐트리고, 꺼낼 수 없게끔 숨겨봐도


그럼에도 그대는 아름다웠고, 여전히 나는 그대를 사랑했다


-


그대가 우리의 다정한 약속들을, 단지 찰나의 소나기처럼

언젠간 지나가는 것이라고 흘려보내어도.


그 찰나를 못 잊은 나에게 당신이 내리고,

이따금씩 차오르는 열병에 이름마저 되뇌일 수 없게 되어도.


나는 떠나가는 당신의 망설임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기약 없이 놓아지는 당신의 두 손을 잡지 않을 것이다.


그 아픔은 단지, 나에게만 왔으면 한다.


여전히 그대는 눈부시게 아름답고,

그렇게 나는 그대를, 사랑하기에.

매거진의 이전글 만 약,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