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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캬라멜 Jun 05. 2024

내가 AI로 대체된다고?

 AI가 대체할 수 없는 직업과 사람들 대한 고찰

한국은행은 신뢰를 먹고 산다. 돈을 찍어내는 우리나라 국책은행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행의 보고서는 쉽게 지나치기 어렵다. 그런 한국은행이 챗GPT를 비롯한 AI가 우리 주변을 그야말로 강타하자 직업 얘기를 했다. 안 그래도 항상 관심을 두고 있던 AI로 대체될 직업 보고서다.


내가 AI로 대체될 가능성은?

기자는 대체되기 쉬운 직업군에 속했다. 이미 날씨, 기상 재해, 스포츠, 경제 관련 뉴스, 주식 등은 숙련된 AI가 최소한 수습이나 연차가 오래되지 않은 기자보다는 빠르고 정확한 기사를 생산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정확하지만 어색했고, 지금은 정확하고 자연스럽다. 글도 내용도...


한국은행이 AI 대체 가능성이 큰 직업군을 예로 든건 제법 구체적이었다. 의사와 한의사, 회계사, 변호사, 자산운용가는 AI 노출 지수가 상위권이다. AI 노출 지수가 높은건 대체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화학공학 기술자, 발전장치 조작원, 철도와 전동차 기관사(맞다. 이미 기관사가 없는 지하철이 운행 중이다.)도 나왔다.


반면, AI 노출 지수가 낮은 직업으로 대학교수와 성직자는 단연 1등이다. 가수와, 경호원도 나왔는데, 특이한건 기자가 이번엔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낮은 직업으로 분석됐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고학력, 고소득 근로자일수록 AI에 더 많이 노출돼 있어 대체 위험이 크다고 했다.


일단 한국은행의 분석이 짧은 시간에 많은 자료를 분석해야 하거나 반복적인 직업을 AI 대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건 맞다. 해마다 건강검진을 받지만 CT와 MRI 검진 등 질환을 판별해내는 분야는 이제 인간의 피로도가 AI의 정확도를 극복하기 쉽지 않을 거 같다.


고학력, 고소득일수록 AI로 대체될 위험이 크다고?

하지만, 고학력, 고소득 근로자 일수록 AI에 많이 노출돼 있어 대체 위험이 크단 분석은 많이 나갔다. 왠지 많이 배우고, 많이 버는 사람들은 AI에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거 같다. 


한 은행이 생성형 AI 시범 서비스를 내놓고 주택 청약 전용 상담도 AI로 하겠다고 했다. 맞다. 이미 은행이 개발한 챗봇은 맞춤형 정보를 제시하고 있다.


한 의료 인공지능 기업이 의료재단에 엑스레이 프로그램을 공급했다. 뇌졸중과 치매 검진을 AI로 할 수 있는 단계까지 확대하겠다는 데 얼마 걸리지 않을 듯 보인다.


전세계 근로자의 75%가 업무에 AI를 활용한단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조사 결과다.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기획안이나 문서 요약, 관련 옵션 제시하기 등 금융과 정보 등 전문 분야에서는 노동 생산성이 4.8배 빠르다고 한다. 역시 맞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가 인공지능 기술이 은행 산업 발전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은행 직원들로선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현재 진행형이다. 맞다.


우영우로 대박을 친 KT는 AI를 활용해 제2의 우영우를 찾겠다고 한다. 시청자 데이터가 축적된 통신사나 콘텐츠 제작사들은 이제 어떤 캐릭터와 어떤 내용이 시청자가 반응할지 AI를 통해 분석하고 투자하고 만든다.


여기까지는 맞다. 이제부터는 반론이다.

나는 대체되지 않을 수 있을까? 다시 확신을 얻었다. 중요한건 고학력, 고소득도, 모범 답안이 있는 반복적인 작업이 아니다. 


정말 비슷한 목소리를 내는 AI는 결정적인 순간에 사람에게서 나오는 그런 맛이 없다.

순식간에 기획안을 써내는 ChatGPT의 기획안에는 강약 즉, 쉽표가 없다.

AI는 쉬지 않는다. 말그대로 반전이 없다. 반전은 쉼에서 나온다.

쉼은 공간이다. 그렇다. AI는 틈이 없다. 감동은 포즈에서 나온다. 포즈는 중요한 메시지다.


아내의 홈쇼핑 방송을 다시 본다. 고수일수록 포즈를 둔다.

강연을 잘하는 고수들의 유튜브를 봐도 그렇다. 

김창옥의 감동은 김창옥이 말할 때 나오지 않는다. 말이 끊어진 순간 눈빛과 표정에서 나온다.

역사 강연으로 날렸던 설민석의 전달력은 메세지 자체에서 나오지 않는다. 울림은 말과 말 사이에서 만들어 진다.


AI는 포즈(pause)를 모른다. 감동과 울림, 사람다움은 쉼에서 나온다.

AI는 쉴 줄 모른다. 정확히 말하면 업그레이드 된 AI(GPT-4o)는 더욱 사람같은 말을 했다. 문장은 더욱 자연스러워졌고, 이른바 ‘갑툭튀’도 없어졌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그랬다.


상대의 감정을 읽을수 없는 까닭에 AI는 아직 포즈를 둘 줄 모른다. 쉴 줄 모른다.

쉬어야 할 때 쉬고, 멈춰야 할 때 멈추지 않는다. 쳔편 일률적이다. 결과가 중요한 탓에 그걸 풀어내는 과정은 중요하지 않다. 포즈를 둘 수 있으면 살아남는다.


인간이 대체되지 않을 수 있는 분야는 바로 과정이 중요한 일이다. 커피를 만드는 인간 바리스타가 기계 바리스타를 이길 수 있는 것은 단골 손님의 얼굴을 보고, 손님의 상태를 짐작하고, “오늘은 괜찮냐는?” 인사와 함께 커피의 농도나 물 온도를 조절해 줄 수 있느냐에 있다. 


에필로그.

자주 가는 집 근처의 카페 사장님은 적어도 가장 완벽한 라떼를 만들어 주신다. 걸어 가지 않고 차를 대고 들어가는 날에 라떼를 주문하면 사장님을 이렇게 라떼를 내어 주신다. 


“차를 몰고 오셨길래 운전하면서 바로 드실거 같아서 우유 온도를 많이 식혀서 드렸어요~”

사장님은 절대 AI로 대체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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