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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트럭 Aug 01. 2017

나의 영웅, 마이클 잭슨

포트럭이 들려주는 소소한 이야기 : 마이클 잭슨 편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가 누구야?

초등학교 2학년인 딸아이는 요즘 학교에서 악기를 배우더니 음악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트와이스 같은 걸그룹 노래도 흥얼흥얼 따라 부르곤 한다. 

하루는 아이와 이 얘기 저 얘기를 하는데 갑자기 "아빠가 어릴 적에 제일 좋아했던 가수는 누구야?" 하고 묻는다. 살짝 고민이 됐다. 머리에 스쳐간 이름은 비틀스, 레드 제플린, 너바나였지만 초등학교 2학년에게 이들 밴드를 설명하기는 좀 난감했다. 

'가만있어 보자. 내가 초등학교 때 좋아했던 가수가 누구였더라...?'  떠오르는 이름이 있었다. 바로 "마이클 잭슨"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친구가 가사를 적어와서 흥얼거리는데, "삐레 삐레~" 뭐 이런 가사였다. 내가 처음 마이클 잭슨을 접하게 된 그 곡은 바로 "Beat it"이었다.  

에드워드 반헤일런의 기타 솔로가 특히 인상적인 곡. "Beat it"



King of Pop, 팝의 마에스트로  

마이클 잭슨은 1980~90년대에 남녀노소, 국적을 불문하고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열광했던 뮤지션이다. 마이클 잭슨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은 단순히 그의 공연 영상만 보고 춤 잘 추는 댄스가수로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마이클은 4옥타브를 넘나드는 가창력과 팔색조 같은 창법을 보유한 탁월한 보컬리스트였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곡을 작사 작곡했으며, 프로듀싱 능력도 뛰어났다.  

완벽주의적 성향 탓에 앨범 전 곡을 타이틀곡처럼 심혈을 기울였다. 사운드 역시 당시 프로듀서들이 극찬할 정도로 최고의 음질을 들려준다. 그래서 앨범 출시에 5년 이상 시간이 걸렸다. 덕분에 그의 노래는 30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상당히 세련됐다. 

무대 퍼포먼스는 가히 혁명적이었다.  모타운 레코드 기념공연에서 선보인 문워크는 팝 음악 역사상 최고의 공연일 것이다. 어디 이뿐인가. 단순히 공연 모습을 담던 당시 뮤직비디오의 수준을 몇 차원 뛰어넘어 스토리라인과 특수효과를 넣어 영화처럼 만든 "Thriller"는 뮤직비디오의 새로운 기준이 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OnqjkJTMaA


"Thriller" 뿐 아니라 모핑 기법(이미지를 다른 이미지로 매끄럽게 변환시키는 기법)을 뮤직비디오에 최초로 구현한 "Black or White"(흑인이 백인으로, 여자가 남자로 바뀌는 영상)과 엄청난 스케일의 "Remember The Time" 등 마이클 잭슨의 뮤직비디오는 한편의 작품 수준이다.  

Black or White의 모핑기법 

https://www.youtube.com/watch?v=F2AitTPI5U0&list=RDF2AitTPI5U0#t=18

이집트를 배경으로 화려한 영상과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한 "Remember the time"

https://youtu.be/LeiFF0gvqcc

https://www.youtube.com/watch?v=jr9uliNQwNA

칼군무의 끝판을 보여준 "Dangerous". 우리나라 아이돌들이 한번씩은 따라 췄던 바로 그 공연. 마이클은 독무 뿐 아니라 군무도 멋지게 소화했다. 완벽 그 자체. 넘사벽.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마이클잭슨 최고의 퍼포먼스 "Smooth Criminal". 과연 누가 마이클을 넘어설 수 있을까?

https://youtu.be/4Aa9GwWaRv0


이렇듯 마이클 잭슨은 현재 팝 음악의 원형을 만든 선구자 같은 존재였다. 

또한, 마이클 잭슨의 상징과도 같은 페도라, 선글라스, 암밴드, 스키니진, 흰 장갑, 흰 양말은 패션계에도 엄청난 유행을 불러왔다. 이처럼 문화 예술계에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끼친 뮤지션은 전무후무할 것이다. 



평화를 노래한 휴머니스트

마이클 잭슨은 아이들을 너무나 사랑했고, 자연보호와 평화를 노래했으며, 누구보다 자선활동에 앞장섰다. 1985년, 아프리카 난민 자선기금 모금을 위해 당대 유명 뮤지션 45인이 참여했던 프로젝트인 USA for Afreeca의 노래 "We are the world"는 마이클 잭슨의 손에서 탄생했다.  

이런 멤버로, 이런 노래를 앞으로 또 만들수 있을까?



옐로 저널리즘의 가십거리로 몰락한 팝의 황제 

너무나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위대한 뮤지션이 선동적인 언론에 의해 비참한 삶을 살다가 유명을 달리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되는데, 첫 번째는 바로 백인 기득권층의 시기와 질투다. 
 
1980년대 백인 중심의 사회에서 마이클 잭슨은 대중의 절대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방송국의 인종차별 정책에 맞섰다. 단적인 예로 백인 록스타의 음악만을 방송하던 MTV에 흑인 뮤지션의 음악이 본격적으로 방영된 것이 바로 마이클 잭슨이다. 이를 계기로  흑인 뮤지션이 대거 음악계로 진출하게 되었으며, 마이클 잭슨은 유색인들의 인권신장에 기여했다는 공로로 유색인 지위 향상협회(NACCP Image Award)에서 상을 받았다. 

이쯤 되니 백인들 입장에서 마이클 잭슨은 자신들의 지위에 도전하는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되었을 것이다. 

두 번째는 타블로이드 신문의 판매부수 올리기 전략이다. 최고 스타의 가십거리는 대중에게 먹히는 최고의 콘텐츠다. 마이클 잭슨에 대한 비방기사는 '아님 말고' 식의 무책임하고 추잡한 가짜 뉴스의 전형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아동 성추행 사건이다. 마이클의 돈을 노린 피해자의 증언과 타블로이드의 선동적 보도로  마이클 잭슨은 소송 전부터 이미 추악한 성추행범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법원의 판결은 무혐의였고, 마이클 잭슨 사후에 피해자의 아버지는 거짓 증언이었음을 고백했다. 


마이클 잭슨은 5살 어린 나이에 데뷔했다. 그래서 남들처럼 평범한 어린 시절 추억이 없다.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당했다. 외모 때문에 놀림도 당했다.


마이클잭슨이 직접 그린 어린시절 모습 (나무위키)


이 때문인지 마이클 잭슨은 어린 시절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일종의 피터팬 콤플렉스다. 아이를 좋아했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평범한 사람보다 아이를 더 사랑한 죄로 아동 성추행범의 오명을 쓰게 된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백반증을 앓았지만 언론은 백인이 되고 싶어 안달 난 사람으로 묘사했다. 성형수술을 과도하게 해서 얼굴이 무너져 내린다던지, 늙지 않기 위해 산소 체임버에서 잔다던지 하는 루머도 끊임없이 생성해 냈다. 


눈부시게 화려한 무대를 보여줬던 마이클 잭슨이 사적인 자리에서는 극도로 낯을 가리고 수줍음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언론에 대한 대처도 미숙했고, 대중과의 소통방식도 서툴렀다.


대신,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음악으로 언론에 대항했다. 바로 "Leave me alone"이라는 곡이다. 뮤직비디오에 보면 자신에 대한 루머를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항변했다. 

Leave me alone 뮤직비디오. 코끼리 뼈를 이식했다느니, 산소체임버에서 잔다느니 하는 루머를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뮤직비디오 자체의 완성도도 상당히 높다. 역시 마이클..

https://youtu.be/crbFmpezO4A


2009년 6월 25일, 마이클잭슨은 약물중독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허망하게 우리 곁을 떠났다. 당시 그의 나이는 불과 50세였으며,영국에서 그해 7월 예정되었던 콘서트 "This is it"은 결국 막을 올리지 못했다. 

   

지지 않는 별


아이 덕분에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다시 꺼내 들었다. 마이클 잭슨은 이제 세상에 없지만, 그가 세상에 호소하던 평화와 인류애는 고스란히 남아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 세상을 치유하자고 소리 높여 외치던, 한없이 순수하기만 하던 뮤지션을 지켜주지 못한 세상이 야속할 뿐이다.  


Rest In Peace... 나의 영웅... 하늘나라에서라도 평온하시기를..


Heal the world
Make it a better place
For you and for me
And the entire human race
There are people dying
If you care enough for the living
Make a better place
For you and for me


마이클의 딸 패리스잭슨이 아버지의 젊은 시절 모습과 합성한 사진. 딸에게 아버지는 영원히 기억된다. (패리스잭슨 인스타그램) 


my angel, my king, my universe. 8 years without you feels like a lifetime.  

- Paris Jacks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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