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사별, 직장 내 고민, 결혼 문제 등 최근에 한꺼번에 많은 일을 겪으면서 온 마음에 금이 쩍쩍 가기 시작하더니 군데군데 부서져 사방으로 파편이 튀어버렸다. 거대한 운명의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었고 내 힘으론 도저히 수습불가란 무력감에 하루하루 감정이 요동쳤다. 슬픔이라는 감정보다 무력감이라는 감정이 더욱 사람을 바닥으로 끌어내린다는 것을 알았다.
병원이나 상담센터의 도움을 받아볼까 생각을 했는데 가지 못했다. 병원 문을 열 용기가 없어서가 아니다. 병원이나 상담사를 찾는 것조차 귀찮고 힘들었고 누군가에게 하소연하는 것도 에너지를 쓰는 것이어서 그마저도 하고 싶지 않았다. 쉴 수 있는 시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고 싶었다. 그저 '당장 눈앞에 닥친 하루를 어떻게든 버티고 보내다 보면, 그 마음이 조금이라도 수그러지는 날이 올 거다'라는 말을 믿으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 말대로 여전히 우울하고 비관적이지만 지금은 격동의 시기를 조금은 지난 것 같다. 그리고 이제야 우울의 극치에서 떨어져 나간 내 마음의 파편이 보였다. 이렇게 많이 떨어져 나갔으니 힘들 수밖에.
파편을 보면서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했다. 그동안 피하고만 싶고 쳐다보기 무섭던 것들이었지만 언제까지고 도망칠 순 없었다. 잠시 피하는 것과 평생 도망치는 건 다르다. 살면서 수많은 고비를 넘겨야 할 텐데 그때마다 피하는 걸 무기로 삼을 순 없었다. 온라인에서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수많은 경험담을 찾아봤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처한 상황, 가치관, 성격에 따라 각자만의 방법으로 고비를 이겨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셀프수리를 해보기로 결정했다.
누군가의 도움이 어려움을 이겨내는데 큰 힘이 되겠지만 결국 내 마음을 고치는 건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내가 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해주지 못한다. 고비마다 누군가의 위로부터 바랄 순 없다. 그래서 셀프수리의 장인이 되어보려 한다. 그래야 다음에 또 금이 가고 깨져도 다시 고쳐 쓸 수 있는 힘이 생길 테니까.
<셀프수리(마음 다독이기와 안정화)를 위한 두 가지>
1. '잘되야한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 버리기
→ 안되면 다음에 다시 하자. 망해도 된다. 세상엔 누구도 손쓸 수 없는 일이 있다.
2. 작은 일도 스스로에게 폭풍 칭찬하기
→ 남한테는 가식적인 칭찬도 아끼지 않는데(특히 상사한테) 스스로한텐 항상 아끼고 아끼던 칭찬, 나한테 폭풍 해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