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었을 정도로 육아 우울증이 심각했다. 삶의 벼랑 끝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 간신히 끝에 서있는 느낌. 위태로웠다. 지금은 마음이 건강하고 행복하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상담, 독서, 명상, 운동, 글쓰기를 했기 때문이다. 지난번 상담과 독서에 이어 이번에는 세 번째 명상이다. 한 줄기 빛으로 나를 살린 명상은 이제 내 삶에서 떼어놀 수 없다.
명상은 영적이거나 신비한 활동이라고 생각했다. 도인이나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도인이 아니니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은 자동적으로 따라왔다. 좋다는 건 들었지만 할 생각조차도 못하고 있었다. 이런 나의 생각을 깨준 건 책 <미라클 모닝>이었다. <미라클 모닝> 책은 그 당시 자주 가던 엄마들의 커뮤니티에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프로젝트를 통해 알게 되었다. 열심히 사는 엄마들을 보니 나도 열심히 살고 싶은 마음이 들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면 선택적으로 <미라클 모닝>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하였고, 프로젝트를 잘하고 싶은 마음으로 읽고 시작했다. 그리고 그 선택으로 시작한 명상은 내 미래를 바꾸었다.
<미라클 모닝>에서 저자 할 엘로드는 이렇게 말한다.
"역경에 처해 있거나 정신적, 감정적, 육체적, 재정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미라클 모닝은 아주 짧은 시간에 불가능해 보이는 난관을 극복해 내고, 엄청난 돌파구를 마련하고, 상황을 호전시키는 단 한 가지 방법임을 수없이 증명해 냈다.
삶 전체를 변화시키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다면, 그래서 현재를 곧 과거의 기억으로 만들고 싶다면, 책을 제대로 골랐다. 당신은 이제 막 기적의 여정을 시작했다. 당신의 삶을 완전하게 바꿔줄, 짧지만 혁명적인 여행이 될 것이다."
당시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던 나에게 이 문장은 이 끝도 없는 우울을 끝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되었다. 내 삶을 완전하게 바꿔준다니 설레지 않은가. 하지만 시작하는 데에 많은 부담을 가지고 있어 대부분의 일을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포기해 버리는 완벽주의자인 내게 할 엘로드는 이런 이야기까지 한다.
"진정으로 원하는 성공과 행복을 창조할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는 데는 더도 덜도 말고 6분의 투자면 충분하다. 아무리 시간에 쫓길 때라도 말이다. 이 6분이 얼마나 강력한지, 그리고 삶을 얼마나 변화시키는지 깨닫게 되면 당신은 정말 기분 좋은 놀라움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단 6분이라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6분. '이 정도는 할 수 있잖아?' 하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거창하게 하지 말고 하루 6분을 목표로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바로 시작했다. 할 엘로드는 매일 아침 기적의 6분 동안 1분에 한 가지씩의 여섯 가지 습관을 하면서 하루를 시작하라고 한다. 이 여섯 가지 습관은 삶을 구원한다는 의미로 LIFE SAVERS라고 이름 붙였다.
Silence (침묵)
Affirmation(확언, 확신의 말)
Visualization(시각화)
Exercise (운동)
Reading (독서)
Scribing (쓰기)
이 중 'LIFE SAVERS'의 첫 번째 'S'인 'Silence', 침묵은 명상, 기도, 반성, 심호흡, 감사 등 여러 종류가 있다. 할 엘로드는 침묵을 통해 가장 중요한 것에 초점을 맞추는데 필요한 평정심과 명확성을 확보하여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한다고 말한다. 침묵을 실천하면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인지 능력이 향상되며, 동시에 명상이 약물을 대신할 수도 있는 장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할 엘로드는 침묵으로 명상을 하기에 나도 명상을 실천하기로 했다. 명상을 해본 적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나에게 할 엘로드는 친절하게 방법까지도 알려주었다. 인도자가 있는 명상을 통해 다른 사람의 지도를 받으며 명상을 하면 된다고 말이다.
무료로 이용하는 교보도서관에서 집안일을 하면서 오디오북을 자주 들었다. 당시에 <미라클 모닝> 책은 전자책으로 나오지 않아 <21세기 네트워크 마케팅을 위한 미라클 모닝> 책을 추가적으로 읽었다. 아니 들었다. 이 책에서는 더 자세하게 인도자가 있는 명상 중 하나인 'Head space'나 'Calm'같은 명상 애플리케이션을 알려주었다. 곧장 앱스토어에서 검색을 하고 해당 앱을 다운로드했다. 하지만 인도자가 영어를 쓰니 해석을 먼저 해야 해서 명상을 할 때 집중이 잘 안 되었다. 그래서 한국어 명상앱을 여러 가지 다운로드해 사용한 결과 현재 '마보'라는 유료 명상앱에 정착하고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유료 앱 말고도 무료로 이용가능하고 체계적으로 명상을 배울 수 있는 '마음의 달인'도 사용한다. 울산광역정신보건센터에서 만든 이 앱은 유료로 매달 구독하는 게 부담스러울 때는 최고의 앱이다. 업데이트가 거의 되지 않는다는 단점만 빼면 충분히 이용가치가 높은 앱이다. 애플워치에 있는 '마음 챙기기'도 잘 활용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자기 전에 마음 챙기기를 하라고 알람이 오는데 그때 스마트폰 없이도 바로 할 수 있어 가장 간편한 방법이다. 평소에 화가 나거나 힘들 때도 바로 마음 챙기기를 열고 심호흡이나 성찰을 하면 화는 처음보다 많이 누그러져 있다. 처음 명상을 시작할 때는 <8주 마음 챙김 워크북>의 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명상의 기적> 책도 큰 도움이 되었다.
명상의 방법은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이 처럼 쉬운 것도 없다. 다른 말로 말하자면 내가 명상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명상은 쉽기도 하지만 어렵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럼 명상이 어떻게 쉬울 수 있을까. 답은 그냥 명상을 특별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거다. 멍 때리거나 심호흡을 짧게 하는 것도 명상이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명상도 쉽다. 그냥 눈을 감거나, 시선을 한 곳에 고정하고 미소를 지으면서 호흡에 집중한다. 생각이 떠오르면 '생각', '생각'하면서 내가 생각을 하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다시 호흡에 집중한다. 그리고 같은 말을 반복해서 하기도 한다. 들숨에 '감사합니다', 날숨에 '사랑합니다'를 되뇐다. 이게 명상의 가장 기초인 '호흡명상'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명상을 하면 정말 개운하다. 푹 잔 느낌이다. 정말로 잠을 잘 못 자고 일어났을 때 명상을 하면 잘 자고 일어난 느낌을 느낄 때가 있다. 잠을 잘 때처럼 뇌를 쉬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명상은 스트레스를 낮추고 집중력을 향상한다. 뇌에게 주는 최고의 휴식이고 뇌를 단련하는 최고의 훈련이다. 운동이 몸의 근육을 단련한다면 명상은 마음의 근육을 단련시키는 최고의 활동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적인 CEO와 석학, 연예인 및 운동선수들은 매일 아침에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처음 내 생각과 달리 명상을 해보니 명상은 정말로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명상은 '잘하는' 명상, '못하는' 명상이 없고 그냥 하면 다 명상인 거다. 나처럼 유료 명상앱을 켜지 않아도, 자세를 취하지 않아도 내가 일상의 어느 순간 내 호흡에 집중해서 현재로 돌아온다면 다 명상이다. 호흡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명상은 나의 삶을 극적으로 변화시켰다. 죽고 싶은 마음에서 벗어나 행복해지고 뭔가 할 용기가 생겼다. 그렇게 앞으로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