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약한 인간이다. 강인하려고 겉으로 포장을 하고 있지만 속은 여리고 여린 사람이다. 상처를 받으면 헤어 나오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회피형 인간이다. 상처를 받거나 고통스러운 순간은 직면하지 않고 피하고 만다. 그리고 스스로 깊은 동굴로 들어간다. 자신을 학대하는 동굴로 말이다. 학대란 별것 없다. 그냥 내가 하고 싶고 원하는 일을 하지 않고 그냥 시간을 보내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삶을 사는 거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 마음이 편할지 모르지만 사실 편하지 않다. 마음속은 '해야 하는데'만 생각하는 감옥에 갇혀서 쉬어도 쉬는 게 아닌 삶을 산다.
미라클모닝을 2018년에 시작했다. 벌써 햇수로만 5년이 넘었다. 하지만 제가 5년 동안 매일 지속하지는 못했다. 어느 정도 습관이 되고 나면 항상 고비가 찾아왔다. 그 고비의 순간이 찾아오면 손을 놓고 말았다. 그동안 해왔던 모든 것을 포기하고 회피하고 자신을 학대하는 삶으로 다시 돌아갔다. 그리고 어떤 계기가 생기면 다시 처음부터 습관을 들이기 위해 계속 노력했다. 이후 습관이 되었다 생각하면 다시 되돌아가는 일이 반복되었다.
로켓은 지구를 떠날 때 가장 많은 에너지를 쓴다. 그리고 최소한의 에너지로 운행을 지속한다. 사람의 삶도 그렇다. 습관을 만들 때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쓴다. 그리고 습관이 되면 더 이상 할까 말까 선택하고 결정할 일이 없다. 최소한의 노력으로 유지가 되는 거다. 그런데 나는 그 습관을 큰 에너지로 만들어놓으면 다시 돌아가고, 다시 만들어놓으면 다시 돌아가는 일이 반복되어 우주로 로켓을 여러 번 보내는 에너지를 계속 낭비했다. 그러니 더 에너지가 없어 무기력한 삶이 지속되었다.
2018년도에는 둘째가 태어나서 미라클모닝을 멈췄다. 신생아를 키우면서 할 수는 없었다. 2019년도에 다시 시작했다. 하지만 2020년 1월 초 남편의 갑작스러운 지방발령으로 기관에도 다니지 않는 4살 2살 아이 둘을 혼자 키우면서 놓게 되었다. 2020년 중반에 다시 시작했다. 이때는 무기력을 극복하고자 새벽 러닝도 시작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바쁘고 값진 하루를 보냈다. 이후 취업준비 후 새로운 직장에 취직하면서 적응하느라 2021년은 바빴다. 2022년이 되고 직장동료와 이야기하다가 자기 계발 이야기가 나왔다. 연초에 열심히 살겠다고 서로 다짐하였고 나는 미라클 모닝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혼자 하니 곧 흐지부지 되었다. 그리고 2022년 5월 블로그 하는 직장 동료를 만나 재테크 모임을 만들면서 다시 미라클 모닝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오래 지속되었다. 그런데 또 손을 놓아버렸다. 그건 지난번 글에 쓴 간절하게 바라왔던 첫 아이의 학교였던 작은 학교, 전원학교, 혁신학교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살아오면서 다는 아니지만 대부분 원하는 것을 이뤄왔던 나다. 하지만 노력하지 않고 온전히 추첨 즉, 운으로만 결정되는 학교의 입학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은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그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게다가 나는 쓸데없는 완벽주의자라 그 학교에 아이가 입학해야 완성되는 퍼즐을 맞추고 있었는데 조각 하나를 잃어버려 영원히 맞출 수 없는 퍼즐을 싸안고 있는 기분이었다.
짝 없는 퍼즐은 버리고 새로운 퍼즐을 사야 하는데 완성도 못할 퍼즐을 들고 영원히 찾지 못할 퍼즐 조각을 찾듯, 예전의 내 행동을 자책하고 머릿속으로 그 순간을 다시 떠올리며 2차 상처, 3차 상처 그리고 영원히 지속되는 n차 상처를 계속 받고 있었다. 어차피 일어난 일 받아들이자고 다짐하고 노력했지만 심각한 슬럼프에서 헤어 나오지를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지금 현재는 어떤가. 아직 힘들다.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나아지고 있다. 왜냐하면 내가 이제 더 이상 n차 상처를 받지 않기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후회의 감옥에 스스로 갇히는 것 대신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말이다. 그것이 미라클 모닝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가장 뿌듯했던 일, 하면서 행복했던 일이 미라클 모닝이었다. 또한 미라클 모닝을 할 때 생산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았고, 하지 않을 때 소비적이고 우울한 삶을 살았다. 그러니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역시 하고 나니 좋다. 온갖 걱정과 근심은 그냥 그 자리에 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니 서서히 슬럼프를 극복하고 있다.
역경과 슬픔을 극복하는 건 쉽고도 어려운 일이다. 쉽다는 건 그냥 원하는 행동에 집중하기만 해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쉽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려운 건 그렇게 마음을 먹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정말 심한 우울증이 동반되어 있을 때는 손가락 까딱하는 것 자체도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내가 죽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의 중증 우울증을 겪어봤기에 안다. 남들은 '그냥 하면 되잖아?'쉽게 생각하지만 그 상황에 있으면 그냥 하는 일이 죽을 만큼 어려운 일이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서 움직이고 행동을 해야 한다.
감정과 행동은 연결되어 있다. 순서는 정해져 있지 않다. 감정이 생겨서 행동을 하기도 하지만 행동을 하면 없던 감정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니 당장 감정을 바꿀 수 없다면 몸을 움직이고 행동을 하는 거다. 그렇게 역경과 슬픔을 극복할 수 있다. 나도 그렇게 극복해나가고 있다. 많은 생각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주 작은 행동 예를 들면 어깨를 활짝 피는 것만으로도 하고자 하는 감정이 생긴다. 그러니 나이키 광고처럼 하는거다.
JUST DO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