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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멋진엄마재송 Mar 25. 2023

이상적인 엄마, 아내 유지하기

다른 사람의 꿈이 되기 위해 내 꿈을 이루는 과정

 

Photo by Tanaphong Toochinda on Unsplash



 미혼 때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된 선배들을 많이 만났다. 그 사람들은 내가 책에서나 방송에서 봐왔던 이상적인 결혼, 육아와는 많이 달랐다. 나는 결혼생활을 하면서 부부가 서로 사랑을 하고, 아이와는 행복하게 지내는 가정을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다 같이 모여 있으면 남편 흉을 보고, 심지어 웬수라는 표현도 썼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 애들이 힘들게 하니까 동영상을 보여준다거나, 아이가 안 먹으니까 따라다니면서 먹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들 하는 말은 '너도 결혼해 봐라' 또는 '너도 엄마 되어봐라.'였다. 정말로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된다면 이상은 이상일뿐 현실과 타협하게 되는 걸까.   


 

  


 부부가 서로 사랑을 해서 결혼을 했는데 결국에는 말도 통하지 않는 사이가 될 수밖에 없는지, 아이는 동영상을 보여주지 않으면 키울 수 없는지 등 '이상적인 아내'와 '이상적인 육아'에 대해 결혼하기 전부터 계속 생각해 왔다. 관련된 책도 여러 권 읽으며 생각하고 고민한 후 그 생각의 답을 정했다. 남들이 안된다고 해도 내가 한 번 내가 생각하는 대로 실천해 보자고 말이다. 다른 사람처럼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이상대로 내가 생각하는 대로 살아보자고 말이다.     





 

 지금 나는 내가 생각한 대로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아직도 남편과는 사랑이 넘친다. 물론 싸울 때도 많다. 첫 아이 돌 쯤에는 이혼하자고 하고 부부상담을 받기까지 했다. 아무래도 내가 아닌 남이라 도저히 이해가 안 되기에, 헤어지는 게 서로의 인생에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되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이혼하고 싶지는 않다. 물론 가끔 남편이 이해가 안 되는 건 마찬가지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이혼하지 않은 걸 다행이라 생각하며 사랑하며 서로를 배려하고 지낸다. 


 사실 쉽지는 않다. 그냥 자연스럽게 된 것은 아니고 노력이 필요하다. 남편을 웬수라고 생각하는 순간, 웬수같은 모습만 보인다. 하지만 남편을 사랑하는 연인이라고 생각하면 사랑하는 연인 같은 순간이 보이는 거다. 이거 다 알고 있는 부처님 말씀 아닌가. 돼지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는. 


 또한 우리 아이는 동영상 없이도 밥을 잘 먹는다. 심지어 지금 8살 6살인데 밥 먹으면서 동영상을 보여준 적이 없다. 아, 밥을 잘 안 먹기도 한다. 그래도 대부분은 잘 먹는다. 장거리 운전을 할 때도 동영상 없이 잘 간다. 물론 칭얼거림은 있지만, 정말 피곤하면 잠이 든다. 하지만 잠들지 않고 아이가 계속 힘들어하면 아이를 기분 좋게 만들 수 있는 간식을 주거나 옆에서 관심을 끌고 놀아주면 아이는 안정이 되었다.  


 미국 심리학의 아버지 윌리엄 제임스가 한 말처럼 생각한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내가 생각한 대로 사는 것은 어렵지 않다. 정말로 생각하는 데로 살면 되기 때문이다. 어떤 어려움의 상황에서도 꼭 정한 원칙이 있다면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원칙을 지키면서 사는 것이다. 물론 그 원칙이 너무나 많다면 삶이 팍팍하고 힘들 수 있다. 그러니 절대로 깨지 않겠다는 원칙을 한두 개 정하고 그 원칙을 지키면서 사는 편이 더 행복하다. 나는 그 원칙을 삶이 끝나는 날까지 남편과 연애하는 마음으로 사랑하며 지내기, 아이를 따라다니면서 먹이지 않고, 영상 없이 밥 먹고 외출하기로 정했다. 그리고 내가 바라는 대로 그렇게 되었고 나는 지금 행복하다.     


 선배들이 하는 말처럼 애를 키우면서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내 인생에서 아이를 키우며 내가 지킨 원칙을 헤치게 만드는 '어쩔 수 없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처음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그 상황을 현명하게 잘 버틴다면 그냥 지나갈 수 있다. 상황을 버티는 노하우가 쌓이는 건 덤이다. 하지만 대부분이 그 순간 무수히 많은 여러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원칙을 헤치는 행동을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라고 말하는 게 아닐까. 


 뭐든 처음이 어렵다. 내가 지켜놓은 원칙을 헤치는 일을 처음에 시작하면 그다음 두 번째, 세 번째는 쉽다. 그러니 그 처음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아마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지만 그 고비의 순간을 버티니 평화가 찾아왔다. 이상적인 아내가 되고 이상적인 육아를 하는 꿈을 이루고 있다.      





 남들이 다 하는 일이라고, 다른 사람도 노력했지만 안 되는 일이니 시도하지 않고 살기보다, 내가 먼저 시도해 보고 다른 사람의 본보기가 되겠다고 생각하는 게 더 값진 삶이다. <불량육아> 하은맘의 딸이자, <합격공식>의 저자 하은이도 말했다. 


"내가 꿈을 이루면 나는 누군가의 꿈이 된다!"



 하은이가 자퇴하고 혼자서 집에서 공부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다른 길을 갔지만, 만 16세에 연세대 철학과 합격을 했다. 물론 학교에 입학한 것이 전부가 아니다. 학교는 꿈을 이루는 길에서 동료와 스승의 부재로 사람으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하은이가 갈증을 느꼈기에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고 한다. 지금도 대학 입학으로 자신이 꿈이 끝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진정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누군가의 꿈이 되기 위해.


 나도 다른 누군가의 꿈이 되기 위해 다른 사람이 안된다고 말하는 일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못하는 거라고 그러면 안 되는 거라고 해도 내가 하고 싶으면 하는 거다. 내가 하면 다른 사람들도 그런 꿈을 꿀 수 있으니까. 시도가 두려운 적이 있었다. 나는 실패가 두려워서 거의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삶을 살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도했던 일들이 성공을 했을 때는 큰 기쁨과 만족을 얻었다. 


 불혹의 나이를 앞두고 내 인생을 돌이켜 생각해 보니 시도해서 후회하는 것보다 시도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일이 더 힘들었다. 시도해서 성공하면 기쁘다. 시도가 실패하더라도 배울 것은 있다. 하지만 시도하지 않으면 성공도 실패도 아닌,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고 결국 하지도 못했다는 '패배감'만 남을 뿐이다. 그러니 시도해 보자. 뭐든 말이다. 나는 지금 이상적인 아내가 되고 이상적인 육아를 하는 시도를 통해 작은 성공을 매일 쌓아가는 중이다. 




Photo by Pablo Heimplatz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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