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암동, 내 마음의 출발점

시간이 머물고 사람이 떠나는 곳

by 나이스땡 nicetteng

후암동


앞서 나이스땡 탄생 과정에서 언급했던 저의 고향은 남산 아래에 위치한 후암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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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이 보이는 동네


제가 기억하는 후암동은 어느 장소에서건 늘 남산이 보이는 곳이었습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등하교길에 남산을 보면서 걸었고, 졸업사진이나 행사 때도 향했던 곳이 남산이었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오르던 곳이자, 친구들과 뛰어놀던 곳이었죠. 수백 번은 올랐던 것 같아요.


어린 시절 후암동 언덕에서 내려다보면 저 멀리 63빌딩과 서울의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늘 제가 살던 저 너머의 세상을 상상하며 지냈던 것 같아요. 어디까지가 서울이고 어디까지가 지방인지, 그 너머에는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내가 만나게 될 사람은 누구일지, 그 모든 게 궁금했던 시절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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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의 재회


어릴 때 살던 동네를 찾아가면 누구나 경험하는 일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엔 크고 넓게 느껴지던 골목들이 '이렇게 좁았었나?' 싶을 만큼 작게 느껴지는 그 순간 말이죠.


저도 그랬습니다.


10년 만에 찾은 후암동에서 기억을 더듬어 골목을 걸었습니다. 여기에 우물이 있었지, 여기에는 슈퍼가 있었고, 이 나무 아래엔 친구들이 모였었지. 그 시절, 친구들끼리만 알던 비밀 통로도 그대로 남아 있더군요. 반대편 길로 이어지던 그 미지의 통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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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머물고 사람이 떠나는 곳


늘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시간과 사람들. 길게만 느껴지던 하루하루. 영원할 것 같던 어린 시절은 이제 아득한 기억이 되었습니다.


그토록 더디게 가던 시간이 그립고, 그 시절의 사람들이 보고 싶습니다. 후암동에 가면 그런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후암동은 저의 개인적인 고향이기도 하지만, 각자의 마음속에 있는 출발점이자 뿌리가 되는 지점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길은 그대로인데 사람만 바뀌어 있는 풍경 속에서 시간의 신비로움을 느낍니다. 시간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사라질까요. 사람도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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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어른이 되었을까


어린 시절 그곳에서 막연히 꿈꾸던 미래가 지금 잘 구현되고 있을까요? 나는 과연 멋진 어른이 되어 있을까요?


이제는 후암동을 내려다보며, 그때의 소년이 지금의 나를 보고 무슨 말을 건넬지 궁금해집니다.


그런 질문들을 후암동은 조용히 건네줍니다.


여러분의 후암동은 어디인가요?


누구나 마음속에 '돌아가고 싶은 장소'가 하나쯤은 있습니다. 당신에게 초심의 감정과 순수했던 마음을 떠올리게 하는 곳, 그곳이 바로 당신의 '후암동'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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