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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쉐퍼드 Feb 09. 2018

영어로 옹알이해 본 적 있니?

-우리가 영어를 못 하는 진짜 이유? 바로 문제는 옹알이야!

다 따따 다 따따다~히히” “따다다다 따다다 음 따다 다 따따땄 다다따다다다다 ”


주방에서 한 짝씩 양말을 신고 기저귀를 찬 돌이 막 지나 보이는 쌍둥이가 서로 대화를 하던 동영상을 기억하시나요? 귀여운 두 아이의 모습은 많은 네티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둘의 대화를 여러 가지로 해석한 다양한 버전의 패러디 물까지 따라다녔었지요. 그저 귀여운 아이들의 모습이려니, 우리 아이도 저런 적이 있었지 아련해하며 넘어갈 수도 있는 이 동영상에는 놀라운 언어 습득의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인간은 모든 언어를 배우기 전에 이 “옹알이”단계가 필요합니다. 힘차게 울음을 터트리며 세상에 태어난 이 땅의 모든  아기 중 그 누구도 “엄마 저를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긴 시간이었어요.” 라며 태어남과 동시에 말을 하는 아이는 없습니다. 그저  주변의 무한한 소리들을 흡수하고 탐색하는데 아주 오랜 시간을 보내지요. “ 나는 배고파요 “, “ 아파요 ” 이런 의사표현을 해야 할 위급 상황에는 울음으로 긴급함을 알리고, 조금  지나서 눈빛 등을 이용한 바디랭귀지가 고작이기 마련이지요.

그 지루한 시간들이 일 년 또 일 년 반 (개인차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나다 보면 어느 날 아이는 “엄마”라는 말을 내뱉는 순간이 오고, 그 이후 어느 부모나 “우리 아이는 천재가 아닐까?”하는 착각을 하게끔 만드는 언어 폭발기가 찾아오면서 아이는 “엄마 까까”, “가 놀터(놀이터)”등 점점 할 수 있는 단어의 수가 늘어나고 문장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자연스레 모국어를 배우게 됩니다.

그 모국어를 뱉어내기 위한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한 인고의 단계, 다양한 소리를 스펀지처럼 인식하고 최대한 비슷하게 모방하는 바로 그 단계가 바로 옹알이인 것 입이다.


옹알이의 첫 번째 핵심은 “소리를 크게 낸다” 는 것에 있습니다. 다시 한번 쌍둥이 동영상을 생각해 볼까요? 두 아이들의 목청은 정말 우렁찹니다. 감미롭게 속삭이는 혼자만 들을 수 있게 간신히 내는 작은 목소리가 절대 아니죠. 또한 짧은 동영상이긴 하지만 정말 지치지 않고 몰입해서 큰 소리를 끊임없이 내뱉고 있지요. 그 옹알이의 내용은 분명 아기가 주변 세계를 통해 들은 것이고 자신의 뇌가 해석한 최대한 똑같은 소리로 복사해내고 있는 중일 것입니다. 비록 그것이 이미 그 언어를 통달한 어른에게는 전혀 뜻이 통하지 않는 것이긴 하지만 그 반복되는 소리 내뱉기 연습을 통해 마침내 목표한 언어와 같은 소리를 낼 수 있게 되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엄청난 성취의 순간을 맛보게 되는 것이지요. 나의 입은 (물론 혀, 성대, 코 등 다른 기관이 연관되어 있지만 일단 대표성을 띄는 입으로) 언어를 연주할 수 있는 나만의 악기인데 아무리 고가의 훌륭한 악기를 갖고 있더라고 갈고닦지 않으면 좋은 연주를 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지죠. 그리고 어린 아기들은 이러한 이치를 깨달은 철학자여서는 아니고 타고난 본성에 가깝게 언어를 흡수하고 몰입하여 소리를 내는 옹알이 과정을 통해 모국어를 습득하게 됩니다.


두 번째 옹알이의 핵심은 “재미있게 몰입해 반복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두 쌍둥이들을 이 옹알이를 누가 작위적으로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랍니다. 한번 상상해보세요.

여기 신생아가 있습니다. ( 선천적인 원인을 가진 안타까운 경우를 제외한 경우의 예입니다 )

이 아기는 태어날 때부터 모국어에 재능이 없고 도통 말을 배울 기미가 없고 관심이 없네요.

태어난 지 일 년이 넘었는데 “맘마”라는 소리를 들어도 밥 먹는 것인지를 모르고, 심지어 입 밖으로 한 번도 “맘마”라는 이야기를 한 적도 없습니다. 애가 탄 부모는 학습지 선생님이며 학원이며 잘 나가는 족집게 과외강사를 백방 수소문해 옹알이를 시키려고 노력했으나 아이는 옹알이를 배우는 데 관심이 없었고, 결국 옹 포자(옹알이 하기를 포기하는 자)가 되어 언어를 배우는 것을 포기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너무 허무맹랑해 대꾸도 할 수 없는 이런 스토리와는 달리 대부분의 아이들은 양육자가 주는 언어 자극을 본능적으로 즐거워하지요.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비슷하게 흉내내기 위해 입을 오물거리며 끝도 없이 같은 소리를 반복하고 또 반복합니다. 제 경우도 한밤중만 되면 옹알이를 시작했던 큰 딸아이 덕분에 밤잠을 설친 기억이 나네요. 아이가 언어를 빨리 배울 수밖에 없는 것은 이 새로운 언어에 대한 무한한 흥미와 몰입의 본능이 분명 그 이유일 것입니다.


마지막 옹알이 동영상에 담겨있는 메시지는 “서로 교감한다”는 것에 있다. 물론 동영상에서는 쌍둥이기 때문에 서로 교감하지만, 또 어느 집에서나 아이가 일단 옹알이를 시작하면 무슨 경사라도 난 것처럼 신기해하고 특히 할머니들 같은 경우는 눈을 맞추고 그 말도 안 되는 "따다 뜨뜨뜨"에 온갖 의미를 부여하며 대화를 하시지요. 바로 이 따뜻한 소통의 과정이 한 번 시작한 옹알이를 지속적으로 계속할 수 있게 하고 또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아닐까요.


이 세 가지 요인을 바로 나의 영어 학습과 연결 지어 봅니다.

나는 영어를

"영어를 크게 소리 내 말한 적이 있는가?" ,

"푹 빠져서 반복하고 또 반복한 적은 있었나?",

"영어를 통해 마음과 마음이 오가는 소통은 해보았나?"


우리는 너무 성급하게 영어를 읽으려 하고 높은 점수를 얻으려 하고 또 대화를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옹알이하듯 그 소리 자체를 재밌어하며 목청껏 따라 해 본 경험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의 별것 아닌 언어를 겸허히(?) 따라하고 또 따라하며

아이는 옹알이가 끝나면 말을 하지만, 우리의 성급한 영어공부는 늘 도돌이표인 것도 같습니다.




2018년 1월,

한해의 다짐에  있음 직한 목표 "영어 공부"

올해는 이렇게 한번 써보면 어떨까요.

"시작해보자".... "영어 옹알이"


https://brunch.co.kr/@niceunice/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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