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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쉐퍼드 Apr 17. 2018

Z세대 성공교육  두 가지 키워드: "책" 그리고 "나

- 디지털 네이티브로 태어난 우리 아이에게 꼭 가르쳐야할 두 가지.

지난주  칠순인 친정아버지 생신을 기념해 일본 벳부로 온천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이 둘, 친정부모님 모시고 현지에서 워낙 정신없이 또 나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와 보니 가기 전 작성한 글이 브런치 메인에 올랐네요 ^^ 제가 브런치 시작한 것도 모르던 남편한테 문자 왔어요. 사인해달라고 ㅋㅋ 이런 감사할 때가.. 글을 읽어주시고 독자가 되어주신 분들에게 표현하지 못할 감사를 드립니다. 사실 저도 글을 많이 읽긴 하지만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고 하는 건 잘 안 하게 되거든요. 보여주시는 마음들에 너무 힘이 나네요~ 감사해요. 이렇게 한 분 한 분 오시고 실 때마다 신기하고 뭔가 책임감도 생긴답니다. 


지난 시간 영어독서의 중요성을 부르짖는 천재 언어학자 크라센을 소개하면서 '홈런북'이라는 용어를 소개했는데요.

https://brunch.co.kr/@niceunice/35


사실 홈런 북이란 개념을 먼저 이야기 한 분은 따로 있답니다. 바로 이 책의 저자입니다.

출처: 네이버 책

짐 트릴리즈가 쓴 이 책은 원본이 <The Readaloud Handbook>이란 책인데 미국 내에서 어린이 독서 운동의 열풍을 일으켰고, 실제로 유학시절 제 아이도 매일 밤 집에서 20분 동안 하는 리딩 로그를 받아오고, 잘 해가면 상도 받고 (주로 동네 가게에서 피자나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을 수 있는 쿠폰) 했습니다.
물론 아이가 책 자체가 좋아서 알아서 읽으면 가장 좋긴 하겠지만 아주 초기 단계에 태생적으로 독서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또 요즘 Z세대, 디지털 네이티브 (Digital Natives)라고 하는 어린 친구들은 좋은 습관을 들이는 전 단계로는 약간은 활용할 수 있는 활동이라 생각해요. 


짐 트릴리즈의 홈런북의 개념은 다음과 같습니다.

J. Trelease(2001) has suggested that a single very positive reading experience, one "homerun book, " can create a reader.


홈런북이란 야구에서 홈런을 치듯이 나의 취향을 제대로 한 방 겨냥한 책이라는 말이 되겠는데, 정말 의미 있게 책을 만나는 한 번의 경험 (one very positive reading experience)이 책을 좋아하게 만든다는 거죠.
요즘 영어책을 통해 영어를 익히게 하는 것이 대세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많은 책을 읽히는 것만큼이나 한 권이라도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만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 홈런북처럼요.

책과의 즐거운 만남을 이야기할 때 제가 생각나는 책이 있습니다. Patricia Polacco라는 동화작가의 책입니다. 한국에도 <꿀벌 나무>라는 제목으로 번역이 되어있는대요. 하루 종일 열심히 꿀벌을 쫓은 할아버지는 힘들게 모은 꿀을 책의 겉표지에 바르십니다. 그러고는 말씀하시지요.

출처: Patricia Polacco  <The Bee Tree> 
이 꿀을 맛보렴. 어떠니? 달콤하지?
지식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란다.
책을 열어서 안을 보면 더 달콤한 지식을 맛볼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지식을 쫓아가는 것은 바로 너 자신이란다.
책을 열고 페이지를 읽어가며 스스로 그 꿀을 찾아보렴. 


책의 마지막은 손녀딸이 홀로 앉아 책을 읽는 모습으로 마무리됩니다. 할아버지의 작전 성공! 인 거죠. 실제로 이 풍습은 유대인들 사이에서 전해져 오는 독서를 강조하기 위한 풍습이라고 하니, 어쩌면 대대로 똑똑한 자녀들을 키워내는 유대인의 작전은 이렇게 성공했는지 모르겠네요. 


영어책 읽는 것 물론 영어실력 쌓는 데 엄청 도움돼요. 그래서 집중 듣기, 천 권 읽히기, 엄마표 영어, 영어도서관 등등이 대유행이지요. 저도 16년을 영어를 가르치다 보니 나열한 것들을 한 번씩은 학생을 가르치거나 제 아이를 양육하면서 다 해봤네요. 근데 지난 세월을 통해 배운 것은 가장 중요한 것은 요즘 유행하는 교육법보다는 아이가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 우리 아이는 어떤 것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아이에게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이러한 맞춤형 교육이야 말로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해요. 


필독도서, 추천도서 다 중요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책이라는 거죠. 왜냐하면 그런 "책"을 만나야 아이는 적극적인 지식의 탐험가가 되어서 지식의 꿀맛을 찾아가며 "나"의 존재를 찾고 자아를 실현할 수 있을 거예요.

아무리 우스꽝스럽고 쉬워 보이는 책이라도 하나에 푹 빠져서 스스로 고르고 읽은 경험이 있는 아이는 자기주도적인 독서가로 자랄 수밖에 없어요. 영어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Krashen 박사의 추천도서가 뭔지 아세요? 바로 뭐든지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에요. 그것이 다소 작품성이 낮거나 심지어는 우스꽝스러운 엽기 소설 (크라센은 Captain Underpants와 Goose Bumps를 예로 들었네요)이어도 좋다는 거예요. 중요한 것은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는다는 것이니까요. 


홈런북을 통해 강조하고 싶은 두 가지 키워드는 "책"과 "나"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 두 가지 "책"과"나"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 불확실성이나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을 돌보며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란 믿음이 있거든요. 앞서 언급했듯이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고 또  평생을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뤼는 첨단 과학 세상 안에서 생활하며, 직업을 찾으며 살아야 할 운명을 지니고 태어난 요즘 어린이들. 그들에게 그 거대한 파도 안에 들어가기 전에 스마트폰보다는 책을 먼저 가까이하게 해 주고 외부의 정보보다 내면에 내가 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시간을 주어 인공지능에도 빅데이터에도 휘둘리지 않는 스스로 존귀함을 잘 아는 내성 강한 아이로 기르는 것이 정말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저의 이런 생각을 뒷받침하는 실리콘벨리에서 날아온 기사들이 있더라고요. 조만간 그 기사들에 대한 이야기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영어책 소개도요 ^^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가 한 권을 골라도 스스로 고르고, 
한 장을 넘겨도 스스로 넘기며, 
자기 독서의 주인이 되어서,
꿀벌 나무의 주인공이 지혜의 바다를 쫓아가듯 
책을 통해 나를 찾고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2018 나유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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