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으로 되는 채식

잠재의식의 힘

by 홍작가
사람은, 그가 하루 종일 생각하고 있는 바로 그것이다.
-미국 철학자 에머슨-


나는 아프다. 나는 아프다. 나는 아프다.

어릴 적, 학교에 가기 싫으면 '나는 아프다. 나는 아프다.' 하고 계속해서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진짜 다음날 아침에 열이 났습니다. 아주 펄펄 끓는 정도의 열은 아니었지만 오늘은 학교에 안 가고 쉬어야겠다고 부모님을 설득하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또는 이런 적도 있었습니다. 몸이 으슬으슬 추울 때 "아, 감기 걸릴 것 같다."라고 생각하면 정말 코가 막히고 재채기가 나기도 했습니다.


먹을게 없다? 먹을게 있다!

채식을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마음속에 '채식을 하면 먹을 게 없다'는 불안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채식을 할 때 고기를 제일 먼저 끊었습니다. 그때 처음 한 생각은 '고기 그까짓 것 안 먹지 뭐. 먹을 건 많아!'였습니다. 사실 잘해보겠다는 결심으로 한 말이지만 그 말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밥상에 길을 만들다.

처음에는 쌈 채소에 쌈장만 놓고 먹었습니다. 참 맛있었습니다. 지금 내가 먹고 있는 음식이 어쩔 수 없이 먹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래 먹었어야 하는 음식'이고 '내가 평생 먹을 음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쌈 채소는 고기와 함께 먹을 때보다 훨씬 더 청량감있었고 먹고 나서는 기분도 참 좋았습니다.

왼쪽: 토마토로 맛을 낸 '채소된장 국과 쌈채소' / 오른쪽: 프라이팬에 올리기만 하면 되는 '채소구이'


한참을 그렇게 먹다가 호박, 가지, 양파, 새송이버섯을 구워서 같이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요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서점에 있는 다양한 채식요리책을 구해서 레시피대로 따라서 만들어 먹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식재료와 향신료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동시에 서양 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채식 베이킹도 하게 되었습니다.


왼쪽: 버터와 우유 없이 만든 '통밀 식빵' / 오른쪽: 통밀식빵으로 만든 토마토소스를 곁들인 '시금치플랫브레드'

이 모든 일이 2년 안에 일어났습니다. 채식을 하는 과정은 지루하지 않았고 오히려 즐겁고 흥미로웠습니다. 채식을 하기 전에는 버터, 크림, 멸치, 고기 등이 없으면 요리를 해도 맛이 없었고 동물성 음식이 없는 밥상은 무엇인가 빠진 듯한 허전함이 느껴져서 즐겁게 식사를 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채식을 하면서 알게 된 다양한 식재료와 음식들 그리고 자연스럽게 계발된 미각 덕분에 식생활은 채식을 하기 전보다 훨씬 더 즐겁고 풍요로워졌습니다.


말하는 대로

식습관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음식작가 비윌슨이 말했듯, '무엇이든지 먹을 수 있다'는 열린자세가 식습관을 바꾸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그러한 태도는 얼마든지 성인이 우리들도 배워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음식의 선택은 곧 사람의 태도를 반영합니다. 그리고 태도는 그렇게 바뀔 수 있다는 '단 한 번의 의식전환'만으로도 가능한것이죠. 연약한 느린 달팽이가 '말하는대로'를 외치며 한 걸음씩 앞을 향해 나아가는 것 처럼 우리도 식습관을 바꾸는 일 뿐만아니라 나의 생각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의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잠재의식의 힘'의 저자로 유명한 조셉머피는 '우리의 미래는 마음속에 있고, 그것은 우리의 습관적인 사고와 신념에 따라 결정된다'고 합니다. 제가 35년의 오랜 식습관을 한 번의 결심으로 바꾼 것처럼 우리 모두는 마음먹기에 따라 다른 삶을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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