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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의 함정

채식을 해도 뚱뚱해지는 이유

by 홍작가

채식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혹시, 날씬하고 마른 몸매의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하지만 채식을 하면서도 과체중인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저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채식의 탈을 쓴 '고지방' 음식

채식을 하면서 채식요리에 자연스레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채식요리를 배우기 위해 쿠킹클래스에 참여했습니다. 채식 쿠킹클래스에서는 채소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요리를 배웁니다. 베이킹부터 양식, 그리고 한식까지 그 종류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눈에 띄지 않는 사실도 있었죠. 채식요리는 채소와 곡물을 주로 이용하는 것일 뿐 맛을 위해 오일을 많이 사용합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제 생각이지만 지방의 맛에 길들여진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겠죠.

참고: 소고기 미역국, 소고기 뭇국, 김치 돼지찌개, 전(煎) 종류(김치전 등), 나물 종류(참기름, 들기름 등) 등은 우리가 흔히 먹는 음식이지만 공통적으로 육류의 지방을 이용해서 맛을 내거나 식물성 기름으로 풍미를 낸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런 음식에 길들여진 우리는 지방의 맛에 익숙하고 그 맛을 좋아합니다.


채식 초반에는 자연식물식을 곧 잘 해오던 시기라 오일을 쓰지 않는 조리법에 익숙했었지만 쿠킹클래스에 다녀오고 나서부터는 오일의 맛과 풍미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리고 오직 ''을 위해 오일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오일의 풍미를 즐기기 시작했죠. 된장찌개에도 양파를 현미유에 볶아서 감칠맛을 내거나 감자조림을 할 때 현미유에 감자와 각종 채소를 볶아서 조리기도 했죠. 최고급 올리브 오일로 드레싱을 만들어 먹거나 수시로 아침마다 치아바타에 곁들여 먹기도 했습니다. 풍미도 좋고 맛도 특별했습니다. 오일의 풍미가 요리를 업그레이드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맛있게 먹고 즐겼지만 어느새 저의 체형은 둥글게 둥글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점점 살이 찌고 있었습니다. 자연식물식을 할 때와는 다르게 몸이 찌뿌둥하고 피로감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책을 통해 이것이 지방을 과다하게 섭취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연식물식: 식물성 음식만 먹고 식물성 오일과 가공식품은 제외하는 엄격한 식단)




채식주의자는 자신도 모르게 많은 지방을 먹고 있다.

채식을 하는 사람들은 샐러드를 많이 먹습니다. 다이어트를 해도 마찬가지죠. 생채소에 들어있는 풍부한 영양소와 비타민, 식이섬유 섭취로 포만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그렇지만 생채소만을 가지고 샐러드를 먹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드레싱이 반드시 필요하죠. 드레싱을 한 숟가락 추가만 해도 그 안에 포함된 올리브유(약 120kcal) 때문에 샐러드는 전체 칼로리 대비 지방 함량이 많은 고지방 식품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견과류는 어떤가요. 두뇌 건강과 신체의 건강을 위해 호두를 많이 먹습니다. 실제 호두 안에는 호두 전체의 칼로리 100% 센트 중에 약 80%가 지방입니다. 대부분의 견과류들도 마찬가지로 고지방 식품입니다. 그러니 견과류를 조금만 집어먹어도 많은 지방을 먹게 됩니다.


제가 이야기한 예시들은 몇 가지뿐이지만 채식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많은 지방을 먹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또한 우리가 여러 가지 이유로 채식을 하고 있지만 자신의 건강관리는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지방은 우리 몸에 그대로 쌓입니다. 오일(올리브유, 참기름, 들기름 등)과 견과류는 되도록이면 적게 먹고 생채소인 쌈채소를 주로 먹는 게 좋습니다. 오이나 당근과 같은 채소를 요리하기보다는 맛있는 고추장, 된장에 곁들여 생채소로 즐기는 것은 어떨까요. 길들이면 길들이는 대로 입맛은 바뀝니다. 점차 오일의 양을 줄이고 다이어트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난 올바른 채식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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