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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작가 Jun 04. 2022

휴대폰

우리를 굼뜨게 하는 것들 

오전 4:30 알람 진동에 맞춰 기적처럼 눈이 번쩍 떠졌다. 맑은 정신과 개운한 몸상태가 느껴진다. 왠지 활기찬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일어나면 '혹시 피곤할까 봐' 최대한으로 늦춰서 오전 5시에 알람을 맞춰놓았는데 30분이나 일찍 눈이 저절로 떠지다니! 공짜로 30분을 번 것 같은 기분이다. 얏호! 나는 운동복으로 갈아입기 위해 다른 방으로 갔다. 그리고 날씨를 확인하기 위해 네** 앱을 켰다. '혹시, 신박한 뉴스가 있는지' 궁금해서 뉴스 페이지를 클릭한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뉴스의 헤드라인을 훑다가 문득 어제 하다가 멈춘 여름맞이 선풍기 구매 위한 검색을 다시 시작한다. 어차피 일찍 일어났기 때문에 이 정도의 여유는 부릴 수 있다고 여유를 부린다. 검색을 하던 중, 조금 더 여유로움을 즐기고 싶어 유튜브로 가서 부드러운 재즈 기타 BGM을 찾는다. 그러던 도중 내 마음을 알아주는 '알고리즘'이 나만의 알고'리듬'이 되어 내가 관심을 가질 만한 영상을 추천. 그 영상을 클릭하여 보기 시작한다. 그 영상 뒤로 이어지는 관련 영상을 계속 클릭하던 중, 갑자기 주변이 서서히 환해지면서 날이 밝음을 느낀다. 시계를 보니 5:30이다. "이런! 벌써 1시간이나 흐르다니... 왠지 뭔가 손해 본 느낌이 들고, 아무 생각 없이 휴대폰을 마지작 거린 나 자신이 스스로 원망스러워진다. '이럴 거면 잠이나 더 잘 걸'하는 후회와 함께 속이 뒤틀림이 느껴진다. 


한 때 내가 자주 겪었던 일이다. 지금도 이런 유혹이 계속 내게 일어나고 있지만 잘 경계하면서 넘어가고 있다. 이제는 우리 삶에 필수 불가결해진 휴대폰. 하지만 매번 이 휴대전화 때문에 바로 처리할 수 있는 일도 지연시키고 알면서도 코베이는 것처럼 자꾸만 빠져들어서 방금 생각한 일도 까먹게 만드는 휴대폰이 우리 생활과 더 나아가 우리의 삶에 진정 필요한 물건이지 의심하게 된다. 또한 나는 휴대폰을 쳐다보다가 다른 일을 하게 되면 머리가 멍해지거나 마치 머릿속의 기어가 헛도는 듯한 둔한 느낌을 받는데 휴대폰은 사용 이후라도 정신을 마비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서 웬만하면 휴대폰을 보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다. 그런데 위와 같은 일이 정말 귀한 시간인 새벽에 일어난다면, 그 상황에서 느껴지는 낭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가슴을 칠 정도로 후회한 적이 많다. 그래서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몇 가지 하는 일들이 있다. 


첫째, 일어나자마자 러닝복으로 갈아입기. 

나는 졸린 눈을 비비면 어기적 어기적 옷부터 갈아입는다. 옷은 사람의 마음자세를 바꾸도록 영향을 주는데, 러닝복으로 갈아입으면 몸에 약간의 긴장이 감돌기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만히 주저앉아 있기보다는 나가고 싶은 욕망이 더 커져서 신속하게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동기부여가 된다. 


둘째, 시계를 계속 확인한다. 

나는 기상과 동시에 시간을 의도적으로 자주 확인한다. 일찍 일어났다는 안도감과 안일함에 취해서 마냥 편하게 시간을 한없이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를 객관적인 시점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말처럼 끊임없이 내가 어느 상황 어느 위치에 있는지 깨닫는 게 중요하다. 아침 시간의 5분은 낮시간의 30분 정도의 가치가 있다. 모두 잠든 세상에서 홀로 무언인가에 맑은 정신으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 중 딱 그 시간뿐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해도 몰입감이 높다. 그래서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언제 일어나서, 언제 달리기 하러 나가는지 평소 시간을 확인을 한다. 그리고 그 시간이 너무 늘어진다면 점차 줄여보자.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눈으로 직접 보고 확인하는 것은 막연하게 '빨리 준비하고 나가야지' 막연히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나를 각성시키는 효과가 크다. 


셋째, 지독하게 후회해보기. 

나는 이 방법을 권하지는 않지만 결국 누구나 한 번쯤은 겪게 되는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 같은 경우가 그렇다. 정말 지독하게 후회해봤다. 다행히 하루 1킬로를 10분 정도만 뛰기 때문에 아무리 늦게 나가도 매 번 달리기 목표는 완수한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염없이 휴대폰을 쳐다보며 보내는 시간은 너무나 아깝다. 그래서 매번 다짐과 후회를 반복했다. 결국, 뼈저린 후회화 성찰 뒤에 휴대전화를 보면서 아침시간을 보내는 나의 행동을 반복하지 않게 되었다. 늘 나는 핸드폰을 볼 순간이 되면 미래에 내가 '후회하고 자책하는 내 모습'을 상상한다. 뼈저린 후회가 남긴 정신적인 트라우마와 스트레스가 휴대폰 사용을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이밖에도 알람을 끈 이후에 휴대전화를 아예 보지 않는 방법 등도 있다. 아마 조금만 더 고민해보면 자신만의 '휴대폰에 방해받지 않고 달리기를 하러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침시간은 '기적이 일어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라 것을 스스로 인식하고 깨닫는 것이다. 사람들이 '미라클 모닝'이라고 하는 이유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자, 이제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뛰러 나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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