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작가 Oct 30. 2022

태도

CODE_003

채식을 당연하게 겪게 되는 어려움이 있다. 바로 ‘치팅’이다. 치팅은 채식을 하는 도중에 동물성 음식에 대한 욕구를 참을 수 없어 고기나 유제품 등을 먹는 것을 말한다. 나도 채식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심한 치팅의 욕구에 몸서리를 친적이 있다. 그리고 최근까지도 치팅의 욕구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가끔씩 한 번 두 번 내 마음에 슬그머니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채식을 오래 해본 경험에 비춰보자면 치팅의 욕구는 사실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채식에 오랜 시간 익숙해졌기 때문에 그 세력이 많이 약해진 것뿐이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채식을 하고 싶어 하지만 섣불리 할 수 없는 이유는 역시 ‘치팅’ 때문이다. 오랫동안 고기와 유제품 같은 동물성 음식들 위주로 먹고살았는데, 갑자기 다 끊고 채소만 먹자니 앞이 막막할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걱정 때문에 채식을 못한다. 심지어 채식이 두렵다. 실제로 치팅을 하고 나면 굉장한 죄책감에 시달린다. 음식을 바꾸는 일은 자신의 인생을 바꾸는 것과 같은 커다란 변화이기 때문에 굳은 결심을 가지고 채식을 했는데 고기라도 먹게 된다면 큰 상처를 받게 될 수도 있다.

나도 물론 이런 상황을 모두 겪었다. 그래서 조언을 하자면, 일단 참아보고 그래도 정 힘들다면 먹어보라고 이야기한다. 단, 전제조건이 있다. 반드시 채식을 매 끼니마다 철저하게 실천하고 있어야만 한다. 채식의 핵심은 ‘입맛’이다. 입맛은 채식을 나의 식습관으로 결정짓는 키다. 입맛이 바뀌어야만 채식을 할 수 있다. 입맛은 수많은 경험으로 형성이 되는데, 평소에 제대로 채식을 하고 있지 않다면 사실 채식을 하는 의미가 전혀 없다. 입맛은 단기간에 바뀌지 않는다.

나는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채식을 시작했다. 치팅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채식을 하게 되면 얻게 되는 이점이 너무나 컸다. 그래서 치팅은 당장에 겪을 만한 일은 아니었기 때문에 매일 먹는 식사에만 집중하기로 하고 채식을 시작했다. 수많은 치팅의 욕구가 일어날 때마다 참아보거나 혹은 먹고 싶은 동물성 음식을 먹기도 하면서 치팅하고 싶은 욕구를 다스렸지만, 나는 한 번도 채식으로 하는 식사를 거른 적이 없었다. 채식에 대한 나의 태도가 분명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성공을 위한 도전 역시 채식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성공으로 향하는 길은 우리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어떤 장애물과 위험이 기다릴지 모른다. 상상은 언제나 우리를 압도할 만큼 위협적이다. 그래서 생각만으로는 절대로 성공의 여정에 뛰어들 수 없다.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정말, 성공이 하고 싶은지. 그리고 태도를 분명하라. 그래야 닥치는 위협에 맞설 수 있다. 장애물은 넘어가라고 존재하는 것이지 넘어지라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때로는 장애물에 걸려 넘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상처받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성공을 향한 자신의 바람과 태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나도 채식을 하며 치팅을 했지만 좌절하며 쓰러지지 않았다. 매일 채식으로 식사를 거르지 않으며 채식을 하고 싶은 나의 태도를 늘 분명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나의 신념이 내적인 동기부여로 작용했다. 나의 행동이 채식을 향한 신념을 강하게 하고 동기부여를 하며 나 자신을 이끌고 갔던 것이다. 우리는 아직 성공도 실패도 맛보지 못한 것 같다. 왜냐하면,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위협에 먼저 고개를 숙이고 있기 때문이다.

치팅을 하고 싶은 순간은 채식을 한 지 3년이 지나도 계속 찾아온다. 하지만 그 강도는 점차 달라진다. 처음에는 치팅을 안 하고는 못 배길 것 같더니 나중에는 그런 욕구도 점차 익숙해졌다. 채식을 그동안 꾸준히 해온 덕분이었다. 이제 채식을 한 지 5년이 다 되어가는 나에게 채식은 언제 온지도 모를 가을 같다. 성공을 향한 길에서 만난 어려움, 그것도 곧 지나간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