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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작가 Oct 30. 2022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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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의지를 믿고 있는가 묻고 싶다.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의지박약이라고 하며 안타까워한다. 의지는 무엇인가를 지속하게 하는 어떤 감정이라고 생각하는데, 사람의 감정은 언제나 상황에 따라 또는 어떤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믿을 만한 것이 못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채식을 마치 다이어트처럼 의지만 가지고 실천하려고 한다. 아마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지는 열정이라는 엔진이 켜져 있을 때까지만 작동하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열정은 시간이 지나면 곧 식는다. 열정에 부응할만한 어떤 보상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입맛의 변화가 핵심인 채식은 식습관이 되기까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다. 과연 그때까지 열정의 연료가 계속 타고 있을 수 있을까. 나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열정도 감정이라 오늘이 다르고 또 내일이 다르다. 언제나 불타오르지는 않는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시스템이다. 나는 채식을 공부하며 이성적인 관점에서 보고 시작했다. 무엇을 먹을까 보다는 어떻게 먹을까로 생각했다. 답은 올바른 식습관의 형성에 있었다. 채식이 막연한 이유는 정말 채소만 먹고살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채식의 영양에 관한 다양한 책을 읽으며 채식만으로도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고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에 대한 분명한 계획을 세웠다. 기본 식단을 정하고 메뉴를 하나씩 추가하는 방식으로 식사를 꾸려갔다. 채소만으로 하는 요리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마크로 비오틱부터 다양한 국적의 요리 레시피까지 참고했다. 또한 치팅할 것을 대비하여 몸을 다시 깨끗하게 비우기 위해 자연 위생학을 기반으로 하는 간헐적 단식도 익혀두었다. 심지어 올바른 식습관을 갖기 위해 식사의 원칙도 정했다. 정해진 간식시간 이외에 간식을 먹지 않았고 혹시라도 식사 전에 허기가 느껴져 참기 힘들 때는 과일을 조금 먹는 정도로 허기를 달래기로 했다. 8시 이후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야식을 먹지 않기로 했고, 최소한 아침에 화장실에 가기 전까지는 커피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기로 했다. 


이렇게 원칙을 채식의 시스템으로 정하고 나니 채식을 하는 일이 한결 편해졌다. 매일 이런 원칙 속에서 채식을 실천하면서 자신감도 생겼다. 치팅을 해도 쉽게 낙심하거나 괴로워하지 않았다. 시스템은 의지라는 감정이 사라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자극하는 기폭제의 역할을 했다. 


성공은 막연한 목표이자 이상이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성공을 원하는지 세세히 따져 자신에게 물어봐야 한다. 그리고 사소하지만 작은 것이라도 명확하게 원칙을 세워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한다. 의지박약은 우리 모두가 가진 공통사항이다. 작심삼일을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별로 없다. 앞서 나는 성공이 하고 싶다면 성공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할 것을 이야기했다. 무엇으로 그 태도를 분명할 것인가. 바로 시스템이다. 


성공의 어떤 분명한 길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떠한 성공을 거두고 싶은지 아주 분명하게 생각해보고 그에 맞는 계획은 구체적으로 공부를 통해 세워야 한다. 의지는 감정이다. 의지는 성공을 향한 여정을 시작할 수는 있지만 그 여정을 견디며 지속할 수 없다. 의지를 믿지 마라. 내가 구체적으로 세운 이성적인 시스템을 믿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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