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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작가 Oct 30. 2022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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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사람들의 기분은 어떨까. 하늘을 날아가듯 기쁠까. 세상을 다 가진 듯 느껴질까. 자기 계발서에서는 이미 성공했다는 생각하고 그런 기분으로 살아야만 실제로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는 단서가 있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 200억을 번 사람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그분의 인터뷰는 내 귀를 의심하기에 충분했다. 그는 큰돈을 벌면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 돈이 통장에 들어온 것을 본 순간 허망함이 느껴져 우울증까지 앓게 되었다고 했다. 성공의 기분이 우울증이라고?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 솔직히 너무 황당해서 몇 번이고 반복해 보았지만 틀림없었다. 그의 얼굴에는 웃음이 없었다. 그는 큰돈을 벌고 나서도 한 푼도 쓰지 않고 오직 자신의 우울증을 치료하는데 전념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순간 ‘엄청나게 많은 돈이 한 사람의 기분도 바꾸지 못했는데 과연 삶은 바꿀 수 있을까’ 생각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바꿀 수 없다’이다. 로또에 당첨된 사람들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가 있었다. 실제 그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어마어마한 액수의 로또 당첨자들은 전부 당첨된 돈을 하나도 남김없이 잃었거나 로또에 당첨되기 전에 자신이 하고 있었던 일을 그대로 묵묵히 하고 있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당첨금 때문에 가족이 모두 다퉈서 뿔뿔이 흩어진 사례도 있었다. 


나는 성공한 사람의 기분이 정말 어떤 것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했다. 내가 스스로 내놓은 답은 성공의 기분은 현재의 내 기분과 별 다를 게 없다는 것이었다. 성공이 나에게 엄청난 부를 가져다 주기 때문에 가격표를 보지 않고 물건을 살 정도로 경제적인 편리함을 제공할지는 모르는지 그동안 내가 직접 해오던 육아를 대신해주거나 내가 아내와 즐겨먹던 음식을 대신해 줄 수는 없고, 의미 있는 삶을 위한 깨달음을 대신 알게 해 주거나, 꼬인 인간관계를 풀어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성공은 그렇게 이상적이지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했다. 


우리는 성공만을 생각하며 달려 나가기 전에 먼저 우리의 삶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 성공이라는 단어가 우리의 삶에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채식이 본래 나의 식습관처럼 느껴질 무렵 나는 스스로 평생 비건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채식을 하기 전보다 더 나아진 나의 모습 때문이었다. 채식을 하면서 공부하고 때론 고민하며 깨닫게 된 많은 것들이 나를 성장시켰고 전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만든 것이다. 어느 순간 그러한 내 모습을 깨달았을 때 나는 마음 한 구석이 뿌듯해지는 것을 느꼈다. 채식을 하면 지내온 그 수많은 시간들이 내게는  의미 있는 시간들이였기 때문이었다. 나는 생각했다. 만약 진정한 의미의 성공을 누군가 했다면 그 사람은 아마도 이런 기분이었을 거라고. 성공은 순간이지만 인생의 의미는 길다. 우리는 무엇을 쫓을 것인가 스스로에게 되물어 봐야 한다. 인생의 의미인가 아니면 순간의 기쁨인가. 


빅터 프랭클은 ‘성공을 목표로 삼지 마라. 성공을 목표로 삼고 그것을 표적으로 하면 할수록 그것으로부터 멀어진다’고 했다. 성공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기보다는 현재의 나의 일상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성공한 사람의 기분이 일상을 사는 우리와 같다는 의미는 성공이라는 어떤 상태가 우리의 삶에 던지는 의미는 어쩌면 우리 일상에서 이뤄내는 작은 성취의 의미보다 크지 않다는 뜻으로 읽힌다. 곧 성공이란 빅터 프랭클의 말대로 ‘찾아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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