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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드만의 작은 서재 Sep 15. 2023

스물아홉 번째 캠핑

#29 강화 아르보리아 캠핑장

6월에 마지막으로 캠핑을 다녀오고 한 여름의 캠핑은 좀 피애햐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름휴가도 있고 계곡이나 산속이 아닌 일반 캠핑장에서 나무 그늘이나 타프의 그늘만으로는 그 뜨거움을 견디기가  힘들었다.

전문 캠퍼가 아니라 그저 즐기기 위한 캠핑이나 힘들 때는 쉬는 게 더 나을 듯해서였다.

그러다가 아침저녁으로 찬 기운이 조금 돌기 시작하자 바로 캠핑을 계획하고 떠났다.

이번에도 지난 6월에 다녀왔던 아르보리아 캠핑장으로 갔는데 우리가 애용하는 사이트가 넓고 시야도 좋아 동서네와 함께 저녁을 먹는 가족 캠핑을 했다.

먼저 도착한 우리가 피칭을 하고, 동서네가 오늘 먹을 새우와 주류를 사 가지고 2시경에 도착했다.

아침저녁으로 찬 기운이 돌기는 해도 아직 한 낮은 더웠다. 그래도 지난 6월의 더위와는 조금 차원이 다른 것이 그늘과 바람이 있으면 시원했다.

사이트에서 바라본 전경


도착의 반가움을 알리는 1차 음식은 멕시칸 요리다. 토르티야에 야채, 닭고기, 새우등을 볶아 싸서 먹는 파히타.(먹느라 정신이 없어서 사진을 못 찍었네,ㅋㅋ)

'지붕 없는 곳에서 먹는 음식은 언제나 맛있다'는 진리 - 누가 말 한 것인지는 모르지만-를 논하며 시원한 맥주 한잔씩 들이키며 그렇게 우리의 캠핑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잠시 후 메인 음식인 새우구이가 등장했다. 지금이 새우철이라 제철 음식은 먹어줘야 한다는 동서의 지론(?)으로 결정된 메뉴였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새우가 소금 깔아놓은 프라이팬에서 펄떡펄떡 뛰면서 뚜껑에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며 새우에게 미안한 마음이 살짝 들었지만 그 맛 때문에 잊어버리고 계속 구워 먹어버렸다.

맛있는 새우 소금구이

그렇게 전반전(?)을 마무리하고 남성들이 정리를 하는 동안 우리(나와 동서)는 가벼운 산책을 했다. 먹은 것을 소화시켜야 또 그다음을 진행할 수 있으니까.

후반전은 캠핑에서 빠질 수 없는 삼겹살 구이.  무쇠팬을 장작불에 달궈서 구워 먹는 삼겹살 김치 구이, 집에서 버너에 구워 먹는 삼겹살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맛있다.

옆에는 구수한 된장찌개가 끓고 있다.  그렇게 후반전은 이야기꽃과 함께 음식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다.

여기까지 함께 하고 아쉽지만 동서네는 먼저 집으로 갔다. 더워서 힘들었을 텐데 맛있는 음식 준비해서 함께 해 준 동서네가 고마울 뿐이다. ^*^


이제 우리 세 식구만 남았고 지금부터는 본격적인 불멍의 시간이다.

정리 후 휴식 타임
불멍 시작

모닥불 앞에 모여 앉아 간단히 한 잔씩 취향껏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된다.  오랜만에 만난 민우와 그동안 못 한 이야기도 하고, 매일 보는 남편이지만 이런 날에는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된다.  그리고 굳이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활활 타는 불꽃을 보며 각자의 사색을 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그런 시간이다.


그렇게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이 되면 어제의 흔적(?)들을 하나둘씩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차피 피칭하고 또 금방 철수하고 힘들지 않으냐. 왜 사서 고생하느냐. 등등

그러나 캠핑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캠핑을 위해 꾸미고(피칭) , 즐기고, 정리하고 그 과정 하나하나가 즐거움이고 재미이다. 그 과정 속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다시 재충전하는 그런 시간이 된다.

이것은 즐기는 사람들만이 아는 그런 즐거움인 것이다.

더 추워지기 전에 이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캠핑을 자주 다녀야 하는데 어떻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다.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자주 다녀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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