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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드만의 작은 서재 May 16. 2024

[리뷰] 삶을 바꾸는 책 읽기 - 정혜윤

책을 통해 바라보는 내 삶


이 책의 제목에는 중요한 요소 2개가 등장한다. '삶을 바꾼다' '책을 읽는다'
삶을 바꾸게 되는 데는 많은 계기가 존재한다. 누군가를 만나서, 뭔가를 보거나, 알게 돼서, 경험을 통해, 학습을 통해 등등... 그중 '책' '책 읽기'를 통해 내 삶이 바뀔 수 있다는 그런 이야기이다.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한다. 왜?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이나 학습을 할 수 있으니까, 책은 친구이자 스승이다.. 뭐 이런 말들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 식상한(?) 이야기다.
과연 책이 내게 그런 존재인지는 각자 자신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내게 '책'이라 '책 읽기'란 어떤 것일까. 무심코 읽는 것이 좋아 그냥 매일 습관적으로 읽고만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 나를 돌아보고 생각하게 했던, 그런 책 읽기였다.
정혜윤 PD는 그녀의 본업인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가 아니라 <침대와 책>이라는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당시 책 읽기에 막 불이 붙었던 때였고,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하던 그 시기에 그녀의 <침대와 책>은 내게 책 읽기의 지침서 같은 그런 역할을 해 주었다. 그 책 속에 등장하는 많은 책들을 따라 읽으면서 나도 조금씩 책 읽기라는 것에 대한 의미와 흥미를 알아가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그녀가 쓴, 책에 관한 이야기인 이 책을 사놓고는 잊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다시 읽기를 했는데, 이 책에서는 '책 읽기'가 구체적으로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그렇기에 책을 통해서 삶이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예를 들어가며 강연하듯이 얘기를 해 준다.
나는 책을 왜 읽을까?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 보곤 한다. 그것도 소설책 위주의 책 읽기를 하고 있는 내게 묻는다.
난 책 속에 나오는 인물들이 흥미롭고, 그 인물들과 서사들이 주는 그 이면의 이야기를 내 나름대로 해석하고 받아들이며 내 삶에 적용하기도 하고 평가하기도 하는 그 행위 자체를 즐기는 것 같다. 그 흥미로움이 쌓이다 보면 내 가치관이나 행동이 영향을 받아 내 삶의 모습을 완성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나는 믿고 있다.
지식과 이론을 이야기해 주는 책들보다, 상상을 자극하고 사람들과 공감하고 그들과 함께 하는 허구의 이야기를, 그래서 좋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와 비슷한 생각으로 책을 읽고 있지만 그녀처럼 이렇게 전문적이고 사례를 들어가며 멋지게 설명은 못 하겠다. 하지만 그 의미와 의도와 결과는 비슷하게 느끼고 공감하고 있음을 확인한 책 읽기여서 뭔가 나도 잘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던, 그런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책은 영원한 나의 벗이자, 동반자이다.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세계에 살면서도 우리에겐 뭔가를 남과 진정으로 공유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괴로움이 있습니다. 우린 공감이 중요하다는 말을 합니다. 그건 상대방이 달라도 그냥 너그럽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상대방이 달라 보여도 나와 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p. 142)'


'누가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의미가 무한하다고 했습니다. 책의 운명은 쓰인 시간, 혹은 작가가 출판한 연도, 독자가 책을 구입한 그 시기에 결판나지 않고, 어떤 사람이 책을 읽는 바로 그 순간에 결정 난다고 했습니다. 책이 완료형이 아닌 것처럼 사람 또한 완료형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어떤 '의미 부여'를 기다리는 형식입니다. ( p. 157)'


'뒤라스는 "펼쳐진 책은 밤"이란 표현을 쓴 적이 있습니다. 처음엔 밤에만 책을 읽는다는 말인가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 뜻이 아니겠지요. 책과 글은 밤과도 같은 고독과 단절을 필요로 합니다. 펼쳐진 책은 우리가 예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것. 하지만 아직도 확실히 알 수 없는 것. 언젠가 알게 되지 않을까 희망을 품게 되는 것들에 대해 말해 줍니다. 그것을 고독 속에서 생각하게 합니다.
( p. 168)'

'책은 남을 통해 나를 비추는 거울이었습니다. 저는 제게서 벗어나 책에 흘렸다가, 다시 제게로 돌아왔다가, 다시 책에 흘렸다가. 또 벗어났다가 하기를 몇 번이고 반복했습니다. 매번 조금씩 조금씩 어디론가로 돌아갔습니다. 마치 느린 귀향 같았습니다. ( p. 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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