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를 만들고, 김밥을 싸고, 쿠키와 소시지빵을 구웠다. 방학이라 특별히 나의 일상은 달라지지 않지만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는 심심한지 자꾸 뭐를 하자고 한다.
하자는 걸 다 할 수가 없어서 게임도 하게 하고 책도 읽게 하는데 그래도 아이는 뭔가 특별하고 재밌는걸 엄마와 하고 싶단다. 바로 요리.
요즘 엄마랑 요리한 지가 꽤 되었다나, 일 하느라 바쁘기도 했지만 애들이 커서 게임이며 종이접기 등을 자유로이 하고 노니 내가 놀아주지 않아도 되어 편해졌다 했는데 아직 엄마랑 노는 게 가끔은 필요한 모양이다.
쿠키를 꾸미는 손이 많이 야무져졌다. 만두를 빚는 손도 꼼꼼해졌다. 김밥을 먹는 양도 늘어 양껏 말아 놓고 남으면 냉장에 두었다 전을 부쳐먹으며 한 끼 때울 수 있으니 이 한 몸 하루 힘들어도 그렇게 억울하지 않다. 소시지빵은 언제나 인기 만점이고 양파를 다져 넣어도 잘 먹으니 소시지를 조금 무거운 먹이는 마음이 양파로 조금 중화된다.
방학이 길다. 아이가 심심할 틈이 없어 한동안 엄마한테 놀아달라 말이 없었는데 겨울방학엔 장사 없나 보다.
파스타 팟을 사서 꼬치어묵탕을 끓여두었다. 오며 가며 식사로, 간식으로 먹고 국물이 남으면 우동을 끓여 한 끼 또 간단히 때울 수 있겠다.
유부초밥을 사 두고 실온 보관 갈비탕과 맵지 않은 파스타소스를 쟁여두고 김과 멸치의 재고를 확인하는 주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