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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토피아2'가 던지는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 해석

확장된 세계관 속 가려진 역사의 진실

by 나이트 시네마
본문은 구어체로 작성된 리뷰 방송 대본을 AI를 활용하여 다듬은 글입니다.

https://youtu.be/ueetRsup_2w


무려 9년이라는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닉과 주디를 다시 극장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최근 디즈니 작품들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던 것이 사실입니다. 전작이 워낙 완벽에 가까운 사랑을 받았던 명작이었기에, 혹시나 이번 속편이 전작의 명성에 흠집을 내거나 소위 말하는 추억 파괴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아마 저뿐만 아니라 많은 팬분들이 비슷한 걱정을 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리썰 웨폰이나 나쁜 녀석들 같은 할리우드 정통 버디 캅 무비의 매력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디즈니 특유의 따뜻한 감성까지 놓치지 않고 잘 담아냈기 때문입니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오락 영화로서의 미덕을 갖추었으면서, 그 안에 숨겨진 사회적 메시지를 곱씹어 보기에도 충분한 아주 영리한 속편이 탄생했습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존재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아주 만족스럽게 관람했습니다.


지금부터 9년 만에 돌아온 그들이 어떤 이야기를 들고 왔는지, 그리고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관람 포인트들은 무엇인지 자세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본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아직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영화를 먼저 관람하시기를 권장합니다.
확장된 세계관

이야기는 주토피아 건국 100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들썩이는 가운데 터진 기묘한 사건으로 시작됩니다. 지난 100년 동안 주토피아에서 단 한 마리도 볼 수 없었던 존재인 뱀, 게리 더 스네이크가 갑자기 나타난 것입니다. 이는 그동안 포유류 중심의 주토피아 사회에서 철저하게 배제되고 소외되었던 파충류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는 신호탄과도 같았습니다.


이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닉과 주디는 도시의 금기 구역인 마시 마켓으로 향합니다. 우리가 1편에서 봤던 사하라 스퀘어나 레인포레스트 구역과는 달리, 이곳은 주토피아 안에 철저히 숨겨진 미지의 장소였습니다. 이곳에서 펼쳐지는 추격전은 상당히 긴박감 넘치게 묘사되며 영화의 몰입도를 높입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세계관 설정이 훨씬 정교해졌습니다. 각 구역의 날씨를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기상 벽 시스템이라든지, 도시의 구석구석을 묘사하는 디테일들을 보면서 디즈니가 작정하고 세계관을 발전시켰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단순한 배경 확장을 넘어, 이 수사 과정에서 도시의 역사와 관련된 오래된 비밀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과연 100년 동안 사라졌던 파충류는 왜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일까요? 주디와 닉은 주토피아를 둘러싼 거대한 음모를 밝혀낼 수 있을까요?

역사의 배제

1편은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의 갈등을 다루며 표면적으로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실상은 편견과 두려움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2편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여기가 진짜 모두를 위한 천국이 맞는가?라고 되묻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평등해 보이지만 사실은 특정 종들이 배제되고 차별받고 있는 모순된 공간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전작보다 한 단계 더 깊은 구조적인 문제를 파고듭니다.


1편에서의 주토피아가 누구나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꿈의 도시였다면, 2편은 그 화려한 도시의 바닥을 적나라하게 들춰냅니다. 영화의 배경인 건국 100주년이라는 설정은 과연 100년 전에는 여기에 누가 살고 있었을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알고 보니 지금의 주토피아는 아무것도 없는 땅에 세워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원래 그 땅의 주인이었던 파충류들을 위험하고 야만적이라는 프레임으로 몰아내고, 그 위에 포유류들의 낙원을 세운 것이었습니다.


다수인 포유류가 소수인 파충류의 터전을 빼앗고, 그들을 도시 외곽의 음습한 마시 마켓으로 밀어냈습니다. 이러한 설정들은 현실의 식민 지배 역사나 인종 문제를 떠올리게 합니다.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 역사나 제국주의 시대의 약탈 역사와 너무나 닮아 있어 강한 기시감을 줍니다.


역사는 승자가 쓴다는 말이 영화 속에서 뼈아프게 다가옵니다. 영화는 권력을 가진 자들이 어떻게 약자를 억압하고 역사를 왜곡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자신들의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역사를 입맛대로 수정하고 덮어버린 것입니다. 어쩌면 1편의 빌런이 개인의 일탈이었다면, 2편의 빌런은 왜곡된 역사 그 자체일지도 모릅니다.

결핍을 드러내는 용기

영화는 진정한 화합이 과거를 제대로 직시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밟고 서 있는 이 도시가 누군가의 눈물과 희생 위에 세워졌다는 불편한 진실을 인정하고, 배제된 이들에게 제자리를 돌려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디와 닉이 마주한 진실은 단순히 범인을 잡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권력자들이 감추고 싶어 하는 진실을 파헤치고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리는 것, 즉 단순한 형사 수사를 넘어 역사적 정의를 실현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이 영화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진짜 이야기는 결국 각자의 결핍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으로는 숨겨진 아픈 역사와 배제의 진실을 직시해야 진정한 화합이 가능한 것처럼, 개인의 관계에서도 서로의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때 비로소 진짜 연결이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러한 주제 의식은 주인공 닉과 주디의 관계를 통해 설득력 있게 그려집니다. 1편에서의 두 캐릭터는 세상의 편견에 맞서 스스로를 증명하려고 애쓰는 모습이었습니다. 주디는 신체적 한계와 출신에 대한 편견을, 닉은 종족에 대한 오해를 극복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2편에서 두 사람은 더 이상 무언가를 증명하려고 아등바등하지 않습니다. 대신 자신의 약점과 상처를 상대방에게 솔직하게 드러낼 용기를 냅니다.


영화 후반부 결정적인 순간에 서로에게 솔직해집니다. 나 이렇게 부족한 점이 많아, 나도 사실은 두려워라고 고백하는 순간, 역설적이게도 두 사람의 파트너십은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해집니다. 완벽한 영웅이라서 서로를 믿는 게 아니라, 불완전한 존재임에도 내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바로 너이기 때문에 손을 잡는 것입니다.

사랑과 우정 사이

엔딩에서 닉이 주디에게 부서진 당근 펜을 수리해서 선물하는 장면은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상처와 실수를 기억하면서도 굳이 그걸 고쳐서 다시 선물한다는 것은 너의 모든 모습, 심지어 과거의 실수와 금이 가 있는 모습까지도 나는 다 안고 가겠다는 닉 나름의 고백처럼 느껴졌습니다. 과거의 아픔을 없던 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 닉과 주디의 관계이자 영화 속 주토피아가 진정한 이상향이 되는 방법입니다. 감추고 포장해서 만든 가짜 평화보다는 좀 아프고 쓰라리더라도 결핍을 드러내고 서로를 껴안을 때 비로소 진짜 주토피아, 그리고 진짜 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닉과 주디의 감정선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영화는 사랑과 우정 사이의 미묘한 줄타기를 기가 막히게 해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설렘을 한 스푼 넣은 우정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굳이 사랑해, 우리 사귀자라고 정의하지 않아도 서로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울메이트라는 생각입니다.


이종 간의 로맨스라는 파격보다는 서로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는 케미스트리에 집중했습니다. 특히 잠복수사를 위해 부부로 위장하는 장면은 디즈니가 팬들의 마음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팬픽에서나 보던, 팬들이 상상만 했던 여우와 토끼 2세 드립을 공식 작품에서 유쾌하게 보여주어 팬들에게는 큰 선물이 되었습니다.

아쉬운 점과 총평

물론 칭찬만 할 수는 없습니다. 가장 큰 아쉬움은 급전개입니다. 1시간 47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파충류 서사를 풀며 사건 해결까지 하려다 보니 후반부가 다소 급하게 지나가는 느낌을 줍니다. 또한 해피엔딩을 위해 몇몇 캐릭터의 일관성을 희생시킨 듯한 느낌도 있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몇 가지 아쉬움들을 다 덮어버릴 만큼 이번 주토피아 2는 9년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린 보람이 확실히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단순히 스케일만 커진 것이 아니라 상상력은 여전히 기발하고 메시지는 훨씬 확장되었습니다. 여기에 여전히 사랑스러운 닉과 주디의 케미까지 더해졌으니 싫어할 수가 없습니다. 오락적인 즐거움과 가슴 찡한 감동, 그리고 사회적 메시지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작품이라 전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는 힘이 대단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우리가 함께라면. 영화가 건네는 이 따뜻한 위로가 참 좋았습니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 그 누구와 함께 봐도 영화가 끝나고 나서 할 이야기가 많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번 영화에서 어떤 재미있는 이스터에그를 찾으셨나요? 혹은 영화의 메시지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다양한 감상을 나눠주시면 저 또한 읽고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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