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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우도 못 살린 영화 '퍼스트 라이드' 후기

by 나이트 시네마

https://youtu.be/wF8W7dPoPnw


본문은 구어체로 작성된 리뷰 방송 대본을 AI를 활용하여 다듬은 글입니다.

혹시 영화 <30일>을 기억하시나요? 216만 관객을 동원하며 정말 큰 사랑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저 역시 <30일>이 보여주었던 클리셰를 비트는 유머나 예측 불가능한 전개를 좋아해서, 극장에서 2회차를 했을 정도로 재밌게 봤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30일>을 만든 남대중 감독과 강하늘 배우가 다시 뭉친다고 해서 개봉 전부터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이 소식 하나만으로도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 <퍼스트 라이드>는 '1순위 관람 리스트'에 오르기 충분했습니다.


저도 <30일> 특유의 빵 터지는 웃음을 기대하면서 극장을 찾았는데, 기대를 너무 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사총사'의 첫 태국 여행

먼저 스포일러 없이 줄거리를 간단하게 소개해드리자면, 영화는 24년 지기 절친 '사총사'의 등장으로 시작합니다. 강하늘 배우가 연기한 '태정', 그리고 김영광, 차은우, 강영석 배우가 각각 '연민', '도진', '금복' 역을 맡았습니다. 이 네 친구가 드디어 꿈에 그리던 첫 해외여행, 태국으로 떠나면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그런데 이 완벽할 것만 같았던 계획에, 태정을 일편단심 짝사랑하는 한선화 배우(옥심 역)가 예고 없이 합류하면서부터 모든 것이 삐걱대기 시작한다는 이야기입니다.

<30일>과는 다른 웃음의 결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처럼 <30일>에서 봤던 '빵' 터지는 큰 웃음이나 허를 찌르는 개그를 기대하셨다면 다소 아쉬울 수 있습니다.


영화 초반부는 이 네 친구의 끈끈한 케미나 소소한 개그 장면들을 나열하며 캐릭터를 쌓아 올리는 데 집중합니다. 등장인물이 많다 보니 각자에게 서사를 부여하려 한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정작 이 친구들이 비행기를 타기까지, 즉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을 씁니다. 이 과정에서 이야기 자체의 힘이 다소 약하게 느껴졌습니다.


큰 줄거리를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웃음을 주는 게 아니라, 웃음을 위한 개별 장면에 집중하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허를 찌르는 유머보다는 각 장면에서 개별적인 웃음을 주려고 하고, 이 과정에서 친구들이 겪는 감정 변화나 관계성에 더 초점을 맞춘 느낌이었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남대중 감독이 이 영화가 '위로의 영화'라고 하더군요. 소중한 사람들과 지금을 즐겁게 살아가자는 취지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웃음 뒤에 감춰진 삶의 무게, 우정, 혹은 서서히 잃어가는 젊음에 대한 아쉬움 같은 것들을 다루고 싶었던 거죠. 늘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는 우리 현대인들의 삶 속에서, 친구들과 함께했던 그 당연한 하루가 직장 상사한테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특별한 하루가 되어버린 현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태정의 모습을 보면, 수능 만점까지 받았던 수재인데 결국 상사 눈치 보면서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 그런 직장인이 됐거든요. 이게 어른이 되면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을 보여주는 것 같더라고요.

스포일러 주의
갑작스러운 장르 변주

그런데 이 영화의 진짜 '라이드'는 중반 이후에 시작됩니다. 이 친구들이 태국 현지에서 예상치도 못했던 거대한 범죄 조직이랑 얽히게 되면서부터입니다.


여기서 정말 뜬금없이 '장기 매매'라는 소재가 등장합니다. 이것이 이 영화의 장르를 급격하게 틀어버리는 변곡점인데요, 아마 이 지점에서 많은 관객분들이 당혹감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저 역시도 그냥 가벼운 코미디를 기대했다가 이 무거운 소재를 딱 마주하고는 정말 놀랐습니다.


영화의 전반적인 코미디 톤과 너무 대비되는 이 무거운 소재가 흐름상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감독은 인터뷰에서 '원래 대본에 있었다'고 하던데,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최근에 캄보디아 사건 같은 실제 사회 이슈들이랑 맞물리면서 시의적절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긴 하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초반에 보여줬던 그 가벼운 에피소드들이나 우정의 서사들은, 결국 이 극단적인 상황에서 터져 나오는 우정의 '진심'을 위한 빌드업이었던 셈입니다. 하지만 이 급격한 톤의 변화가 관객들에게 매끄럽게 설득이 될지는, 글쎄요, 이건 좀 호불호가 갈릴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불호'였습니다.

혼란 속에서도 빛나는 배우들의 호연

이렇게 좀 아쉽고 혼란스러운 지점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빛이 납니다. 강하늘 배우는 뭐, 특유의 능청스러운 코미디 연기부터 극한의 상황에 몰린 절박함까지, 그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 한번 증명해냅니다.


강하늘 배우를 필두로 김영광, 강영석, 차은우 배우까지 주연진들이 10대 고등학생에서 성인으로 이어지는 그 시간차를 순조롭게 메우면서 자기 역할을 다 해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이번 영화의 가장 매력적이었던 배우는 한선화 배우입니다. 엉뚱한 짝사랑 캐릭터로 웃음을 주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 친구들을 구하려고 누구보다 용감하게 행동하는 '옥심'이라는 캐릭터가 가장 기억에 남더라고요.


한선화 배우의 그 러블리함이 강하늘 배우의 코믹 연기랑 어우러지면서 환상의 케미를 보여주는데, 맹목적으로 태정이를 사랑하는 이 옥심이라는 캐릭터를 '정말 한선화이기 때문에 가까스로 살려냈다'라는 생각이 들 만큼 그녀의 존재감이 정말 컸습니다.

'안전한' 웃음과 아쉬운 완성도

정리하자면, 개인적으로는 <30일>의 유쾌함을 기대했던 터라 큰 웃음보다는 소소한 웃음을 주는 개그 타율이 아쉬웠고, 후반부의 급격한 장르 변화가 다소 실망스럽게 느껴지긴 했습니다.


또한, '이야기 전개가 산만하게 느껴졌고 캐릭터 설정에 의존한 개그가 많아서 완성도가 아쉽다'는 일각의 의견에도 공감을 합니다.


저는 이렇게 비록 불호였지만 시사회 반응이 나쁘지 않았고, 강하늘, 차은우, 한선화 같이 대중적인 호감도가 높은 배우들의 티켓 파워가 있으니까, 손익분기점인 160만 관객 달성은 가능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30일>의 성공을 다시 보여주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복잡한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쉽고 간단한 웃음으로 채워진 영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어쩌면 이 <퍼스트 라이드>라는 영화가 현재 한국 영화계의 어떤 방향성을 보여주는 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코미디에다가 우정이나 여행 같은 익숙한 소재를 버무리고, 거기에 예상치 못한 장르적인 반전을 더해서 '안전한' 흥행을 노리는, 손익분기점 100만에서 150만 규모의 영화들 말이죠.


빵 터지는 웃음을 기대하신다면 실망하실 수 있겠지만, 친구들과의 소중한 시간, 그리고 '지금'을 살아가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싶으시다면 가볍게 즐기기에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혹시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댓글로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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