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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결 Jul 14. 2023

엘리멘탈을 보고 운 이유에 대해서

내내 울컥하던 이유는 나의 무엇을 건드려서일까

 나는 엘리멘탈을 2번을 봤다. 2번 다 울었는데 왜 그랬을까에 대해 생각해보고자한다. 나는 나의 감정를 드러내는 걸 두려워한다. 화가 나는 이유는 마음을 들여다볼 준비가 되지않아서였다. 스스로에 대해 글을 쓰려면 아무래도 말은 어색하고 쭉 이어지지가 않는다.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어서 글쓰는걸 즐겼는데, 나의 꼭 다문 입은 더 이상 글쓰는 걸 즐기기보다는 일로 생각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계속 난 글을 찾고 나를 살피는 도구로 글을 사용한다.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논리와 구조가 필요하기에 난 내 이야기를 쉽게 하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 엉망인걸 논리에 맞게 설명하려니 안되는게 당연하다. 어찌보면 감정이란 논리에 맞지않게 불씨가 붙었을 때 우리를 힘들게 한다. 잘 따져보면 울정도의 일이 아닌데 울고, 실망할 정도의 성적이 아닌데 화를 내거나 좌절한다. 그러나 사실이 중요할까. 사실을 언급하며 그럴일이 아닌데 그러지말라고 한들 한번 지펴진 불씨는 쉽게 꺼지지않는다. 마음을 들여다볼 준비가 되지않았는데 꺼트릴 생각부터 하니 소외된 불길은 더 거세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불은 모든걸 파괴하기도 하지만, 주위를 환히 밝히는 빛이기도 하다. 또 불 자체의 성질은 변하기 어려울지라도 엠버가 모래를 녹여 유리를 만들고, 웨이드의 성질을 바꿨듯 다른 것을 맘껏 변형시킬 수 있다. 스스로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자신을 낮추는 엠버를 주도적인 아이로 만들어준게 바로 웨이드이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진다는건 나와 다른 생각을 이해하고자하는 마음이 생기게 한다. 즉, 연결이자 세계의 확장이다. 자꾸만 화를 내던 엠버는 웨이드를 만난 이후 자신이 무엇을 진정 원하는지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소외됐던 엠버 내면의 불이 웨이드란 남자를 만나 빛으로 발하게 된 것이다.


 웨이드는 물이다. 물은 흘러가는게 성질이고, 벽을 만나면 고인다. 하지만 너무 한 곳에만 고여있으면 물이 썪듯 웨이든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끝없는 우울에 빠져있었다. 누군가 꺼내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겠지만 스스로 파고 들어간 우물을 쉽게 나올 수는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그 깊이가 워낙 깊어 어두웠을 것이다. 우울은 한치앞도 알 수 없기에 사람을 괴롭게한다.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이 없는 삶이다. 그런 그에게 엠버는 타오르는 불빛은 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길잡이였다. 수로 검사를 하다가 빨려들어 두려운 마음에 낯선 곳으로 흘러들어갔을 때도 엠버의 불빛을 보고 수면위로 떠올랐다. 아래 위를 알 수 없는 끝없는 우울 속에서 엠버란 빛을 보고 나와 비로소 호흡할 수 있게 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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