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째 거짓말 중입니다
오늘도 되뇝니다. 아, 난 회사 체질이 아니야. 이 넘치는 에너지를 바깥에서 쏟아야 해.
하지만 활동적인 성향도 아니고 휴일에는 약속이 없으면 집 앞 편의점조차 나가지 않는 집순이이면서 평일 회사만 출근하면 그렇게 밖으로 나가고 싶습니다. 나만 그런 건 아니겠죠? 그래도 내일 출근은 해야 하니 자기 전 이렇게 끄적이고 침대로 쏙 들어갈 준비를 합니다.
회사를 더 이상 다니지 않기 위해 프리랜서를 안 해본 것도 아니에요. 아르바트도 쉴 새 없이 하고, 홀로 거래처로 돌진해 외주를 따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초 구호물품조차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감히 뛰어든 바다는 언제든 지나가는 구조선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었답니다. 따뜻한 밥과 사람이 있는 그런 배 말이죠. 그런데 15년째 이 배, 저 배 타고 다니니 배마다 젊고 자기 몫을 잘하는 점점 사람이 많아져서 저까지 구조할 여력이 없다고 하네요.
지금 타고 있는 배가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다니고 있지만, 그리 성실하지는 않습니다. 15년 차이다 보니 일은 제쳐두고 자리싸움, 눈치싸움을 더 많이 하게 되네요. 회사가 일을 하는 곳인지 싸우는 곳인지 종종 헷갈리고는 합니다. 팀장님, 그냥 조용히 다니고 싶어요. 역시 나는 회사 체질이 아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