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듣고 싶은 말

by 글쓰는보리

무슨 말을 들으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예전에는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요즘은 이기적이어도 괜찮다는 말이 나를 더 흔드는 것 같다.


예전에는 내가 이기적인 게 너무 싫었다.


싫은 인간이 있으면 가차 없이 잘라버리는 내게 누군가 사람 관계를 그렇게 무 자르듯이 자르면 안 된다고 한 적도 있다. 그 말을 들은 이후로는 한동안 인간관계 맺기를 두려워했었다. 자기애가 심한 아빠를 닮은 나를 싫어했다. 시끄러운 게 싫어서 침묵했고 싫은 소리 듣는 게 싫어서 상대의 요구를 웬만하면 다 들어줬었다. 마찰을 피하려다 보니 거절하는 방법을 익히지 못했고 그게 나중에는 좀 억울했다. 호구가 되었던 것이다.


지금 다니는 직장의 초기 때는 야근의 압박에도 혼자 칼퇴를 해버렸다. 불필요하게, 그저 누군가에게 일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한 야근은 내게는 필요하지 않아서였다. 퇴근 후 회식도 싫으면 참석하지 않았다. 직장에서 웃는 얼굴로 다니라고 강요도 받았는데 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내게 불리한 일이 생기면 퇴사하겠다는 전투력을 심었는데 1년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뒤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더라도 내 면전에 대고 하는 얘기가 아니면 적당히 쌩을 깠다.


예전 같았으면 싫은 소리를 들을까, 혼이 날까 노심초사했었을 것이다. 지금은 그런 마음이 든다한들 그리 오래가지도 않았다. 직장동료에게 업무에 관련된 일로 말을 걸 때도 내가 진짜 잘못한 일이 아니면 '죄송하지만' '미안하지만'이라는 말도 붙이지 않았다. 지옥 같았던 전 직장에서 생겨난 전투력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


나는 조심스럽고 예민할 뿐이다. 내가 아무리 이기적인 행동을 해도 비상식적인 짓은 절대 하지 않으며, 내 천성은 무례함을 저지르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다. 내가 만나는 모든 이에게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는 건 아니다. 내가 마음을 연 한정된 사람들에겐 여전히 한없이 좋은 사람이고 싶다. 편하고 마음을 터놓고 싶은 사람이고 싶다.


"보기랑 다르게 이기적이구나. 넌 진짜 자기밖에 모르는구나."


내가 마음을 열지 않은 누군가 이런 말을 한다면 내가 잘 살고 있다는 증거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다. 내가 아무리 이기적으로 굴어도 아무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는다는 걸 잊지 말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열등감이라는 편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