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잘 돌보면서
날이 추워지면 몸을 웅크리고 다니고 잘 움직이지 않아서인지 담 같은 근육통이 자주 온다.
그럴 때는 통증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고 근육통 약을 챙겨 먹는 편이다.
약을 먹으면 내성이 생긴다고 해서 잘 먹지 않는 이들이 있는데 약에 대한 내성은 몇 알 먹는 걸로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통증을 참고 참다보면 고통에 내성이 생겨 나중에 몸이 아무리 신호를 보내도 알아채지 못하는 일이 더 많다.
내 경우에는 수시로 심장이 빨리 뛰고 - 가끔 호흡 조절이 안돼 어지러울 때도 있었다 - 피로를 자주 느끼는데 난 사람들이 나이 들면 다 이렇게 사는 줄 알았다.
이런 불량한 몸상태로 백세를 산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미친 짓이다.
일년 전에야 내 증상이 선천적으로 부정맥이 있고, 콜레스테롤 분해능력이 현저히 떨어져서 그런 증상이 나타난다는 걸 알았다. 그 말을 듣자마다 든 생각은
아 정말 미련하다.
***
우린 어린 시절부터 너무나 참고 인내하는 방법만을 강요받으며 자라왔다.
그 때문에 모든 일에 동행하는 고통을 당연히 감내해야 하는 줄로만 살아왔다.
어릴 때 지겹게 들은 곰이 동굴에서 쑥과 마늘만 먹고 100일을 버텨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던가.
어떠한 힘든 일을 겪더라도 목표를 이룰 수만 있다면 묵묵히 견디라고 배웠다.
물론 무언가를 꾸준히 하면 끝에 크게 성장한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공부, 독서, 신문 읽기 등등 꾸준히 해야 차곡차곡 쌓여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나를 쌓는 과정에 있다보면 멘탈이 흐트러질 때가 자주 있다.
꾸준히 무언가를 한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지루한 일이기에 샛길이 보일 때마다 유혹을 떨치기가 어렵다.
그럴 때면 나를 나약하다 채찍질을 하고 더 공부해야 한다며 몰아세운다.
샛길에서 빠져나오지 못할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그 유혹은 생각보다 깊어서 빨리 정신차리지 않으면 늪처럼 점점 빨려들어가는 마법의 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는 한 사람이고 내 24시간을 제대로 배분해주지 않으면 금방 지쳐버리고 만다.
유혹을 떨치려 몰아세웠더니 갑자기 절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몸도 마음도 힘드니 잠시만 쉬었다가자고 내 안의 누군가 신호를 보내거든 무시하지 말자.
나는 이미 끊임없이 아주 오래 달려야 한다는 걸 안다.
약을 너무 자주 먹으면 정말 내성이 생길수도 있겠지만 스스로가 그 진통제에 너무 의지 않을 사람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잠깐 하늘도 보고 추워졌으니 따뜻한 코코아도 마시고, 노곤하게 이불 뒤집어 쓰고 드라마 좀 보고 힘듬이 덜어지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거다.
잠시 앉아있던 지점부터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