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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보리 Jan 11. 2022

우울과 함께

나의 우울은 늘 나와 함께 있다. 

기쁠 때도, 슬플 때도, 밥을 먹을 때도, 길을 걸을 때도, 

행복하다 느낄 때도 늘 나와 있다.

그 우울은 늘 잠복해 있어서 언제 파도처럼 커질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예의주시해야 한다.

기뻐도 크게 기뻐할 수가 없다.

그 다음에 우울에 빠지면 어디까지 추락할지 알수가 없어 무섭다.

난 왜 기뻐도 크게 기뻐지지가 않는 걸까.

어떤 우울은 술안주가 되기도 하고

어떤 우울은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되기도 한다.

그 상처를 몸과 마음이 기억한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도 상처가 다가오면 소스라치게 놀라게 된다.

상처가 깊고 오래갈수록 감정표현에 무뎌진다.

우습게도 기쁨에만 무뎌지고 슬픔과 고통은 더 깊은 상처로 파고 들어간다.

이렇게 무언가를 쓸 수 있는 건 그나마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다.

쓰는 것조차 할 수 없던 때가 있었다.

어쩌면 이게 조금 나아졌다는 증거일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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