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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경 Apr 09. 2019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서평】

철학자로 살아가기 위해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지만 잘 찍는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내 사진은 전문 사진작가들의 작품과는 달리 깊이가 없었다. 하지만 삼각대를 구입한 후, 사진에 대한 별다른 기술을 배우지 않았는데도 신기하게 사진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삼각대는 풍경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주었다. 삼각대에 카메라를 올려놓기만 하면 바닥에 눈이 붙어있는 것처럼 위로 올려다볼 수도 있고, 내 키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볼 수도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야마구치 슈의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는 철학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삼각대’ 역할을 한다.      


대학교 교양 수업을 듣고 난 후 니체의 사상에 관심이 생겨,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도전해보았는데 역시 쉽지 않았다. 책을 여러 번 읽어봐도 책을 덮고 난 후 머리에 남는 내용은 매우 적었다. ‘차라투스트라가 분명 멋있는 말을 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도대체 이게 삶에 직접적으로 어떤 도움이 되는 거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베스트셀러로 이름을 알리고 있던 이 책을 만났다.     


책의 내용은 실로 놀라웠다. 책이 소개하는 50가지의 철학·사상 중 특히 ‘공평’, ‘노력과 보상’과 관련된 질문은 ‘책은 도끼다’라는 말을 실감하게 했다. 그동안 선한 가치라고 믿고 있었으며, 단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었던 부분을 처음으로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세르주 모스코비치는 ‘공정이 절대적인 선인가?’라고 질문하면서, 이 세상이 완전히 공평하다면 오히려 인간은 자신의 하찮음을 직시한 채 더 불행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세상이 완전히 공정해진 이상 사회가 불공평하다는 변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줄곧 ‘희망의 메시지’처럼 들어왔던 말콤 글래드웰의 ‘1만 시간의 법칙’에 반대하는 작가의 주장 또한 흥미로웠다. 작가는 ‘보이지 않는 노력도 언젠가는 보상받는다.’는 가치관은 겉보기에만 아름다울 뿐, 맹신한다면 아주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세상은 결코 수학의 공식대로-만 시간을 넣으면 성공이 나오는 식-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철학자의 눈은 항상 깨어있다. 그러고 보니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니체로 대변되는 차라투스트라도 춤을 추는 소녀들을 보거나 산에 올라 바다를 보는 같이 별거 아닌 일에도 눈물을 흘리거나 감탄하며 무언가를 선언하기도 했다. 철학자로서 세상을 탐구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주변을 넓게 볼 수 있는 깊은 눈이 필요하다. 이 책은 앞으로 우리가 철학자로 살기 위한 가장 쉬운 첫걸음이다. 이 책을 통해 50가지의 철학적 사고를 간접체험한다면 일상생활에서도 무수히 많은 철학적 질문을 떠올릴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e-book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온라인 리뷰대회를 4월 14일까지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산북스 공식 블로그 https://blog.naver.com/dasan_books/221499348043를 참고하세요. 책 읽으신 분들은 책 내용 및 감상도 정리할 겸 참여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철학 #철학은어떻게삶의무기가되는가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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