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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경 Jun 14. 2019

생각【시】

진득하니 생각하는 건 참 어려워

하고 싶은데 하기

싫은 것을 고르라

하면 그건 생각이다.     


노래를 들으면서 하려고 

하면 가사와 리듬이 자극적인 선수를 치고

카페를 가서 하려고

하면 옆 사람은 하필 눈물로 간을 맞추고

스트레칭을 하면서 하려고

하면 호흡이 가빠와 머리가 울긋불긋해지고  

   

나의 우아한 그림은 도무지 나오질 않아

그냥 잠이나 자자     


자자고......     



이불로 손과 발이 포박되고

눈은 어둠의 초점을 맞출 때

그제야 생각이 일어난다.

이제는 불을 켤 힘이 없어, 허공에 손을 날려 검은 봉화불이라도 올려보지만     


어디 가니, 

도무지 따라잡을 수가 없구나.     


그래, 내일 아침에 꼭 보자 

돌아오는 길에는 마주칠 수 있겠지     


다음날 아침까지 그는 완벽히 돌아오지 않았다.     


오늘 밤에는 어리석게 

그가 남긴 모빌을 띄엄띄엄 건드릴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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