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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경 Mar 18. 2019

음악의 이미지【에세이】

Skitar-Bodal/Weird Sisters-Sparklehorse

가끔씩 뜻을 모르는 외국 노래를 듣는다. 잔잔한 목소리와 그걸 따라가는 기타 선율이 마음 편하게 좋다. 이런 노래들은 스트레칭을 할 때나, 잘 때나, 이동할 때 모두 도움이 된다. 나는 마음에 드는 노래가 있으면 그것을 계속 듣는 편인데, 노래를 여러 번 들으면서 그 노래와 어울리는 장면을 구체적으로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다가 노래와 딱 어울리는 장면이 완성되면 그 노래는 내가 생각한 장면-그것이 실제 가사의 의미와 다를지라도- 그대로의 음악이 된다.      


특히 Bodal의 Skitar는 노래 가사의 의미뿐 만 아니라 이것이 어떤 나라의 음악인지 Bodal이 어떤 가수인지 조차도 알 수가 없었다. 다만 노래 시작부터 끝까지 아랍어 같은 언어로 읊조리는 가수의 목소리가 인상 깊었다. 앨범의 커버가 불꽃놀이인 만큼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조용한 방에서 불꽃놀이가 화려하게 펼쳐지는 하늘을 배경으로 한 남자가 기타를 치고 있는 장면이 떠오른다. 쓸쓸하지만 부드러운 목소리로 툭툭 내뱉는 가수의 창법도 조용한 불꽃놀이를 감상하고 있는 남자와 잘 어울린다.  

    

이번에 우연히 알게 된 Sparklehorse의 Weird sisters에 대해서는 비교적 정보가 많다. 한 번의 구글링만으로도 Sparlehorse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었다. 특히 Weird sisters가 실린 'Vivadixiesubmarinetransmissionplot'(앨범 이름이 참 길다)라는 앨범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 수 있었다.      


The story of Vivadixiesubmarinetransmissionplot began in the late 1980s, when  Mark Linkous, the guitarist and singer for a  Los Angeles  band called the Dancing Hoods, relocated to  Richmond, Virginia  in an attempt to kick his drug addiction and make a fresh start. At the time, Linkous had all but given up on a career in music: "I was fed up with the music scene. It was so nasty [in Los Angeles]. That was the height of  glam rock. Bands like  Poison  were supposed to be important."

Upon arriving in Richmond, Linkous began playing music with his brother Matt, who lived in the city, and other local musicians, including a traditional Irish group. He found himself drawn to the pure sounds of old-time music, and was inspired enough by its honesty to begin a concerted effort to reinvent his songwriting. As he told  Rolling Stone  in 1999, "That period was about abandoning a lot of things and just starting from scratch and learning how to write again – learning how to make art out of pain or clay." (이하 생략)(출처 : 위키피디아)     


2010년 Mark Linkous가 자살을 한 후 Sparklehorse는 공식 해체되었다고 한다. Sparklehorse의 여러 앨범 중에서도 Weird sisters가 속해져 있는 앨범은 Mark Linkous가 “깨끗한 옛날 음색”이라는 콘셉트로 새롭게 음악을 시작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Weird sisters를 들으면서 나는 해질 무렵-한쪽에서는 해가 붉게 지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초승달의 파란 그림자가 져 있는 하늘-신호등을 건너는 사람들을 가만히 보고 있는 남자를 떠올렸다. 어느새 하늘에는 곧 태풍이 몰려올 것처럼 구름이 무겁게 가라앉아있고 낙엽들은 빠르게 소용돌이치고 있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더 급하게 각자의 방향으로 신호등을 건넌다. 신호등이 빨간불에서 초록불로 바뀔 때마다 남자는 사람들에게 가만히 그러나 묵직한 목소리로, 분명하지 않지만 알 것 같은 목소리로, 가사 말을 속삭여준다. 그 남자는 신호등을 건너는 수많은 사람들처럼 정해진 방향은 없지만 앞으로 올 태풍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 것처럼 계속해서 가만히 서있다. 남자의 노래는 태풍의 빗소리 바람소리 천둥번개 소리, 이 세 마녀(weird sisters : 셰익스피어의 멕베스에 나오는 세 마녀를 가리킨다)에 휘감기며 끝이 난다.  이 정도까지가 내가 이 노래를 들으면서 상상했던 장면이다. 이후 노래의 가사를 찾아보니, 이 노래는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동화 속에 나올법한 음침하고 괴상한 풍경을 담고 있었다. 

the parasites will love you when you're dead

la la la, la la

hiding all the rattles in the bed

la la la, la la

come crawling in

with bulging eyes

now I can see

there's a bad moon on the rise     

raking all the gravels from the tracks

la la la, la la

forget about the daggers in my backs

la la la, la la

scream across the lawn

with fire in her hair

millionaires come tumbling

down the stairs          

a big wind spitting female

rain and teeth

la la la, la la

the dark wolves fell upon me

wools and fleece

la la la, la la

come crawling in

with bulging eyes

now I can see

there's a bad moon on the rise(출처 : 네이버 뮤직)     

“네가 죽으면 기생충이 너를 사랑할 거야”라는 첫 가사부터 “눈을 부릅뜨고 기어오르며”, “나쁜 달이 뜨고 있다”, “이빨과 비”와 같은 말들은  새빨간색에 가까운 강력한 이미지들을 만든다. Weird Sisters의 가사를 알고  이 노래를 감상해보니 이 노래는 이미지를 축으로 만들어진 시와 같다고 생각했다.


음악도 결국 하나의 장면이고, 이고, 이야기이다. 

Skitar-Bodal


Weird Sisters-Sparkleho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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