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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경 Jan 20. 2020

야경노트 1

기록의 시작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먼저 '야경노트'를 시작하게 된 이유부터 이야기하는 게 좋겠다. 먼저, 매일 기록하고 싶었다. 매일 내가 읽고 듣고 보고, 쓴 것에 대해 기록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만약 공책에 쓴다면 오랫동안 생각... 만하다 몇 자 쓰지 않고 첫 장을 찢고 (첫 장이 된) 두 번째 장을 찢고... 를 반복할 것이 분명했다. 앞장과 뒷장이 정해지지 않은 공책이 필요했다. 다른 이유는 형식에 얽매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문학의 형식을 파괴하는 것이 문학이 지금까지 -불필요하게- 고집해왔던 것들에 대한 크고 선명한 전환일 수 있으니까. 그렇다고 내가 세종'대왕'처럼 문자를 새로 만들 수도 없기 때문에 시 소설 에세이와 같은 형식을 탈피해보고자 한다.      


'야경노트'는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의 '작가노트'가 부러워 붙여본 이름이다. 작품의 구상안인 듯 수상소감인 듯 멋들어진 말을 담담히 써 내려가는 작가들...     



누군가는 여기까지 읽고 ‘이거 요즘 유행하는 V-log 컨셉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야경노트도 V-log처럼 하루가 편집된 것이지만, 그것은 굳이 (지금 자아의 눈 코 입 성격 등을 가진) ‘나’의 시선과 목소리로 전달될 필요는 없다. 쉽게 말하면, 이 기록들은 계획이나 일관성이 없다, 그리고 1월 19일의 연장선에서 쓰고 있는데도 20일에 쓰였다고 기록되는 이것과도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다.


오늘의 짧은 발상으로 그 성격을 조금이나마 설명해보고자 한다.



내가 볼펜똥에 대해 이야기한 적 있었나.

그건 말이야 같을 수가 없는 거야 믿어, 먹어버리는 거고

아주 조금 의미가 있기도 하고

? 사랑스러울 때가 있어.     


이 볼펜똥이라는 작자를 데려가

데려가서 산이며 바다며 구경시켜줘     


데구루루 떼굴떼굴     

!

볼펜똥이라는 작자를 데려가!



오늘_읽고 듣고 본 것     

『삼국지』(황석영 역, 창비)를 읽기 시작했다. 전집을 다 읽을 수 있을까?

『멀리 있다 우루는 늦을 것이다』(배수아, 워크룸)을 읽었다. 책의 문장들은 소리 내어 읽을 때 더 매력이 있었다. 목이 따끔거리고 현기증이 날 때쯤 책을 덮었다. 

《죄 많은 소녀》를 보았다. 진실은 어딘가에 있다기보다, 만들어 각자 갖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BGM : The Sun Ain’t Gonna Shine Any More (Frankie Valli)


202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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