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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주독야독

『연금술사』 독후감

2025년 9월의 독서

by 야간선비
한 줄 소감 :
꿈, 용기, 운명을 담은 고요한 동화


『The Alchemist』, written by Paulo Coelho, translated by Alan. R. Clarke, harper, 1993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는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언어로 번역되었을 만큼 공전의 히트를 쳤던 작품이라고 한다. 언제 쓰인 작품인가 싶어 책의 앞부분을 뒤적거리니 1988년작이다(이렇게 오래된 작품인 줄은 몰랐는데!). 어렸을 적에 한 번 읽었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데, 그때는 별 감흥 없이 넘어갔던 것 같다. 얼마 전 중고서점을 어슬렁거리다가 영어로 된 버전이 4,700원에 판매되고 있길래 구입해서 출퇴근 지하철에서 읽었다. 책도 두껍지 않고 표현과 어휘도 어렵지 않아서 쉽게 읽을 수 있다.


주인공 산티아고는 스페인에서 양치기로 살아가는 소년이다. 어느 날 소년은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찾아가 보물을 손에 넣게 되는 똑같은 꿈을 두 번 꾸게 되고, 집시 노파의 꿈 해석, 이국 땅의 왕으로부터 개개인에게 주어진 ‘사명(personal legend)’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조언을 듣고서는 양을 팔아버리고 머나먼 여행길에 오르게 된다. 여행길 내내 우여곡절을 겪으며 계시(omen)를 마주하고, 우주의 언어(the language of the universe)를 듣고, 세상의 영혼(the soul of the world)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게 되어가던 주인공은 이집트를 향해 사막을 건너던 중 연금술사를 만나게 된다. 납덩이를 금덩이로 바꾸는 능력을 지닌 연금술사와의 동행을 통해 산티아고는 개인의 사명, 사랑, 만물의 이치, 우주의 운명이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 깨닫고서는 보물을 향해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내용이다.


어렸을 적, 내 심장을 뛰게 만들었던, 뛰는 심장이 나에게 알려주었던 나의 꿈은 무엇이었던가? 우리는 그 꿈을 살면서 잊게 된다. 어른이 되어가면서 심장이 소리치던 소리를 애써 무시하게 된다. 그러나 신이 나에게 남긴 여러 계시들을 알아차리고, 심장이 나에게 계속 말을 거는 것을 멈추지 않게 하고, 만물이 나에게 걸어오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된다면,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사명을 향해 있는 힘껏 나아간다면, 온 우주가 나를 도와준다. 그리고 나를 더 나은 존재로 만들게 해주는 것, 납덩이가 금덩이가 되는 것처럼 더 나은 존재가 되고자 하는 것이 연금술이자 사랑이다. 용기를 가지고서 꿈을 위한 여정을 떠난다면,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면, 예비된 우주의 운명이 나를 나의 꿈으로 인도한다. 더 나은 존재로 거듭나는 것, 그것이 연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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