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의 독서
한 줄 소감 :
시종일관 유쾌한 인류 구원 프로젝트, 근데 이제 외계인과의 우정을 곁들인
이 책은 맷 데이먼 주연의 영화로 유명한 <마션>의 원작 소설 작가 앤디 위어가 쓴 또다른 SF 소설이다. 라이언 고슬링 주연으로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개봉될 거라는 소식과 함께 티저 영상을 보게 되었고, 해당 영화의 원작 소설이 있다기에 찾아서 읽어본 것인데, 두께감이 있음에도 술술 읽혔다.
이 소설은 지구 멸망을 막기 위해 주인공이 고군분투한다는 전형적인 소재를 다룬다. 전에 없던 알 수 없는 현상으로 인해 태양이 빛을 잃고 죽어가기 시작하고, 태양을 비롯한 주변 항성도 죽어가고 있음이 발견된다. 그러나 지구로부터 16광년 떨어진 어느 항성만은 멀쩡하다는 사실을 발견, 그곳으로 인류를 보내서 태양과 지구를 구원할 단서를 얻어오고자 인류의 마지막 도박으로서 우주선 ‘헤일메리(미식축구 용어로, 경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흐름을 뒤바꿀 도박과도 같은 공격적인 전술을 뜻한다고 한다) 호’를 발사하기에 이른다. 중학교 과학 교사로 평범한 삶을 살던 주인공은 갑자기 이 프로젝트에 휘말리게 된다.
소재는 뻔하지만 구성과 내용은 다른 작품들과는 다른 고유의 스타일이 있는데, 바로 앤디 위어만의 유쾌함을 잔뜩 집어넣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주인공 라일랜드 그레이스는 지구를 구하는 영웅이 지니고 있을 법한 엄숙함이나 비장함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그는 말이 많고, 겁도 많고, 지적이고, 유쾌한 인물이다. 그가 주인공이 되어 우주에서 벌어지는 고군분투는 짠하고 안쓰럽지만서도 지성이 넘치면서 유머와 농담으로 범벅이 되어 있다.
그리고 우주에서 만나게 되는 지적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 그리고 인간과 외계인이 그려내는 순수하고 유쾌한 우정이 작품의 또다른 주제이기도 하다(본작을 토대로 한 개봉 예정 영화의 티저 영상에서도 외계인이 나오는 만큼 스포일러가 아니다!). 작품에서는 어째서 인류와 해당 외계 종족이 조우하게 되었는지, 어째서 소통이 가능한 것인지, 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도 다룬다. 저자는 단순히 ‘외계인을 만났고, 운이 좋게 협력한다’가 아니라 그게 가능한 배경과 이유를 설명해주는데, 꽤나 신선하고도 흥미로웠다. 그 외에도 다양한 과학적 지식과 상세한 설정으로 작품의 흥미를 돋우고 구성을 탄탄하게 만든다.
유쾌하고 재밌는 SF소설을 읽고 싶다면 이 작품이 적격이다. 과학과 유머와 휴머니즘과 우정을 유쾌하게 담아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