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7, 마음선생님 1

by 맨아래접시

정신없는 오전이 지나갔다.


오늘은 할 일이 많아 평소보다 일찍 출근했다. 퇴사 전에 관용차 두 대 모두 넉넉하게 충전해 두고 갈 생각이었다. 소형차이긴 해도 충전 시간이 꽤 길어 40분 정도 걸렸다. 10시 전에 출장을 나가려면 마음이 급했다.

지난주에는 차량 점검을 하고 주말 동안 렌터카 업체에 부탁해서 세차를 했다.

팀에 배정된 관용차는 두 대지만 사업 인력 모두가 육아휴직과 병가를 쓰고 부재중이라, 차량 두 대 모두 내가 관리했다. 신경 쓰이는 일이긴 해도 힘든 일은 아니다. 번거로울 뿐.

차량 충전을 마치고 결재를 올리고 출장을 나갔다. 오늘 출장은 길어질 것 같아 같이 점심을 먹는 멤버들에게 기다리지 말고 먼저 식사를 하라고 했다.


오전 출장을 서둘러 마무리하니, 이제 막 식사하려는 멤버들과 식사를 같이 할 수 있었다. 식사 중에 지난 몇 달 동안 수없이 들었던 질문이 또 들어왔다.

"맨접씨, 언제까지 근무세요?"

평소라면 다가올 계약 만료일을 알려주는 것으로 답했을 것이다. 하지만 퇴사를 일주일 앞두고 있는 지금, 같이 밥을 먹는 사람들에게는 알려줘야 할 것 같았다.

-다음 주 수요일이 마지막 근무가 될 것 같아요.

마주 보고 앉은 '마음 선생님'의 움직이던 젓가락이 멈췄다. 바쁘게 움직이던 턱이 멈추고 마음선생님이 얼굴을 들지 않는다. 갑작스러운 이별 통보(?)에 다소 놀라신 듯했다.

"그렇게 빨리요? 퇴사하면 뭐 하실 거예요?"

대각선에 앉은 '방문 선생님'이 아쉬운 기색을 비추며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다.

-아직 생각해보진 않았어요. 그냥 좀 올해는 집에서 쉴까 봐요.

"그럼 내년에는 뭐 하실 건데요?"

-내년 걱정은 내년에 할게요.

소리 없이 웃으며 마음선생님 얼굴을 보니 이미 눈물이 그렁그렁 고였다. 억지로 참는 듯 감정을 누르는 모습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

"왜 그렇게 빨리 그만둬?"

마음선생님이 눈물이 고인 눈으로 말을 이었다.

-계속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괜히 분위기가 어수선해질 것 같아서요. 저도 아직 일이 남았는데 마음이 떠버리면 일하는데 지장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남은 연가 붙여 써서 좀 일찍 들어갈게요.

"에휴, 그래 고생했다. 혼자서 사업 이끈다고 고생 많았어."


-저 진짜, 선생님 없었으면 벌써 도망갔을 거예요.

-마음선생님 덕분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어요.

"아, 진짜 감동이다.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나도 이제 너 없으면 어떻게 지내냐."

오른손을 가슴에 얹고 말을 이어가는 그녀를 보면서 진심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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