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죄악] 나태함
나태 (Sloth)
사전적 의미: 해야 할 일을 게을리하거나 꺼리는 상태.
감정적 해석: 이유는 충분한데 모든 게 귀찮고 무의미하게 느껴질 때.
침대에 누워 시간을 흘려보내는 이유 없는 무력함.
할 일이 태산인데.
멍하니 누워 발만 까딱까딱.
계속 이러면 마감일에 못 맞출 걸 알면서, 지금 안하면 후회할 걸 알면서!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너무너무, 너----무 귀찮다.
어릴 때 엄마가 "이제 그만 놀고 숙제해"라거나 "빨리 안 자면 후회한다"라고 하면 꼭 그랬다.
"아! 지금 하려고 했는데! 왜 하라고 해서 하기 싫게 만들어?"
엄마 때문에 안 할거라는 투정을 부렸던 기억이 있다.
"고마 빨리 하고 쉬면 될낀데!"라는 잔소리에 "아, 내가 알아서 한다고-" 하고 말대답하는 것.
아마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반항 아닐까.
지금도 누군가 "그냥 해", "빨리 좀 해"라고 하면 반사적으로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외치게 된다.
해야 하는 줄 알면서 하지 않는 스스로를 자각하고 있기 때문에 발끈해버리는 못난 모습이랄까.
그래서 요즘은 "너무 하기 싫다"를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반복하다가 그런 스스로가 우스워서 "그래, 그 므시라꼬!" 하고 해치운다.
그나마 누군가 한 번이라도 "이제는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해주면 다행이다.
스스로를 움직이게 하는 건 마감일 뿐이거든.
마감 직전에 허겁지겁 일을 해치우고 나면, 꼭 이런 말을 한다.
"이거 뭐라고 그렇게 미뤘나."
"좀 더 빨리 시작했으면 더 멋진 결과가 나왔을텐데."
"다음엔 미루지 말자."
물론 이 결심은 다음 귀찮음 앞에서 와르르 무너진다.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나태와 귀차니즘이 고쳐지는 건 아니라서 나름의 방법을 찾아보았다.
제법 간단하다.
'완벽'을 추구하지 않는 것.
일단 시작할 것.
그렇게 시작하면 애살-경상남도 사투리로 '의욕'에 가까운 말-이 생겨서 결국 열심히 하게 된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움직일 수가 없는 순간이 있는데 그 때는 포기하고 아예 쉬어버린다.
SNS라는 도파민에 뇌를 맡기거나, 좋아하는 연예인을 보고 웃고, 마음에 드는 장르의 책, 드라마, 만화를 보기도 하고, 그 날 꽂히는 무드의 음악을 켜두고 잠들어 버리는 등등.
그러고 나면 나도 모르게 에너지가 충전이 되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생기고, 보다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나태함은 결국 에너지 부족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르겠다.
은근히 스며들어 하루를 무겁게 만들지만, 때로는 숨을 고르게 하는 충전 장치가 되기도 한다.
그러니, 일단 해보자.
시작이 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