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도 적당히 해야지

[7대 죄악] 탐욕과 식탐

by 니나
탐욕 (Greed)
사전적 의미: 정당한 범위를 넘어서까지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욕심.
감정적 해석: 지금도 충분한데, 더 더 더.
만족을 모르는 채 욕망이 자꾸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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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친구와 인형뽑기를 하러 갔다.

날은 덥고 배는 부르고 잠깐 놀고 싶어서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훨씬 사람도 인형도 많았다.

요새는 세상이 좋아져서 현금이 없어도 카드로 슥슥 결제가 가능해서 신기했다.

타율도 꽤 좋아서 내꺼, 친구꺼, 다른 친구꺼, 그 친구의 친구꺼까지 무려 13개의 인형을 뽑았다.


뽑았을 때의 기쁨과 뽑지 못 했을 때의 아쉬움이 적절히 뒤엉켜 우리는 기진맥진한 상태였지만 웃으며 카페로 갔다.

씁쓸함은 정산을 위해 카드 내역을 펼쳤을 때 찾아왔다.

둘이서 7-8만원을 인형뽑기에 사용한 것이다.

어이가 없어서 둘이 허허 웃으며 인형 1개당 가격을 놓고 봤을 때 나쁜 가격은 아니라며 서로를 위로했다.


꼭 필요해서가 아닌 그저 귀여우니 갖고 싶었던 마음.

작은 목표가 빠르게 달성되는 쾌감.

그 뒤에 찾아온 현타가 탐욕의 결말이었다.


식탐 (Gluttony)
사전적 의미: 절제 없이 지나치게 먹으려는 욕구.
감정적 해석: 배가 고픈 게 아니라 마음이 허전해서 무언가를 씹는다.
포만감보다 중독에 가까운 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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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도 다르지 않다.

1일 1혼밥일 정도로 혼밥이 일상인 나는 식대를 아끼기 위해 '끼니 당 1만원을 기준으로 최대 2만원까지만'이라는 나만의 규칙을 세웠다.


평소엔 잘 지키는 규칙이 왜 회전초밥 앞에서는 이리도 쉽게 무너지는지...

일곱 접시만 먹겠다 다짐하고, 후회없는 식사를 위해 메뉴판을 정독하다보면 접시는 탑처럼 쌓이고, 꽉 들어찬 배가 터진다고 아우성을 쳐도 손은 아랑곳 없이 접시를 내린다.


계산을 위해 영수증을 받는 순간, 3으로 시작하는 앞자리에 눈앞이 핑 돈다.

오늘 하루 열심히 살았는데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하고 스스로 위로해봐도 이건 확실히 식탐을 위한 자기합리화인 것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줄여서 소확행.

한동안 유행했던 단어로 나는 지금도 간간히 사용하고 있는 말이다.

그런데 가끔 이 소확행이 적당함을 넘어버릴 때가 있다.


필요 없지만 갖고 싶은 물건,

잠깐의 만족을 위해 여는 지갑,

버리지 못해 쌓여가는 무언가,

작지만 분명한 욕심의 얼굴들.


그래서 요즘은 욕심을 억지로 누르기보다는, 목표 달성을 위한 보상으로 사용해 본다.

예를 들면, 주 3회 1일 1시간씩 운동을 해냈다면 사고 싶던 옷을 사거나 정말 먹고 싶던 걸 먹는 식이다.


여기엔 중요한 선이 있다.

“어제 운동했으니 오늘은 잔뜩 먹어야지” 같은 자기합리화가 아니라, 해냈을 때만 주는 합당한 보상일 것.

그러면 욕망은 나를 끌어내리는 구덩이가 아니라 목표로 밀어 올리는 연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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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은 크지 않아도 된다.

나를 기쁘게 하는 작은 디저트 한 조각이나 눈여겨보던 소품 하나면 충분하다.

욕망을 없애려 하지 말고, 제자리에 풀어주는 연습.

그러면 달콤함은 그대로 즐기되, 뒤끝의 씁쓸함은 줄어든다.


탐욕과 식욕은 원래 나쁜 것도, 완전히 좋은 것도 아니다.

다루는 방식에 따라 욕심이 되기도 하고 애살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오늘도 소확행의 유혹이 있겠지만 그래도 적당히, 선을 넘지 않을 만큼만.

욕심쟁이가 애살쟁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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