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이다
덥기만 하던 여름이 끝나고, 9월이 되니 바람이 조금 달라졌다.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선선한 공기가 스쳐 지나간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달이라 그런 걸까, 사회에 나온 지는 오래인데도 괜히 마음이 두근거린다.
못 지킨 새해 다짐들을 이번에는 시작해야만 할 것 같은 묘한 기분.
그렇다. 다이어트를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실패를 상정하고 있어서 ‘해보자’가 아닌 ‘해볼까’인 게 조금 슬프지만.)
요즘 SNS에는 마치 내 마음을 읽은 듯 홈발레 광고, 유산균 광고, 예쁜 요거트볼 광고가 줄줄이 뜬다.
구X의 무서움이여.. 정말 다 듣고 있나보다.
어쨌든 가장 손쉬운 도전은 ‘요거트볼을 하나 장만하는 일’ 같았다.
예쁜 그릇을 들이면 요거트를 더 자주 챙겨 먹게 되지 않을까, 하는 자기합리화와 함께.
하지만 현실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았다.
마음에 드는 것은 너무 비싸고, 가격이 적당하면 디자인이 아쉽고, 저렴한 제품은 후기조차 엉망이다.
결국 검색만 반복하다가 시간만 보내고 있었다.
내가 원하는 요거트볼 하나 고르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라니.
그때 친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망설이지 말고, 일단 해.
아차 싶었다.
예쁜 요거트볼을 사서 요거트를 담겠다는 게 목표였는데, 어느새 본질은 사라지고 껍데기만 붙잡고 있었다.
정작 중요한 건 요거트를 챙겨 먹는 일인데.
요거트볼이 아니라 요거트를 사야 하는 거였다.
돌아보면 삶의 많은 순간이 이와 다르지 않다.
글을 쓰겠다고 말하면서도 하루를 다 보내고, 운동을 다짐하면서도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한다.
정리해야지, 공부해야지, 결심은 넘쳐나는데 행동하지 않으면 결국 아무 변화도 없다.
머릿속에서만 맴도는 다짐은 내일을 바꾸지 못한다.
그래서 요즘은 작은 움직임을 의식적으로 만들려고 한다.
한 줄이라도 일기를 쓰고, 두세 장이라도 책을 읽고, 몇 분이라도 걸어 나간다.
침대에서 일어나자.
별것 아닌 행동이지만 그게 쌓이면 언젠가 달라진 나를 발견하게 된다.
중요한 건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그 목표를 향해 내딛는 작은 스텝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일단 움직이고 나면 그 다음이 달라진다.
여러분도 미루고 있는 시작이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망설이지 말고, 일단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