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 Pivot
마지막 면접을 마치고, 나는 파리로 향했다.
그곳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바람도 쐬고, 박람회를 구경하며 휴가를 만끽하고 싶었다. 미맹의 나라 독일에서 지내며 미각적인 한계를 자주 느꼈기에, 주기적으로 이웃 나라로 피신하는 것은 내게 필수적이었다. 파리는 그 첫 번째 안식처로, 그곳에서 맛보고 경험하는 다양한 향과 맛들이 내 감각을 깨워주곤 했다.
그날의 일정은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사진을 찍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날은 단순히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내 시선에 더 많은 변화를 주고 싶었다. 평소에 잘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왔고,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들을 프레임에 담고 싶은 욕구가 불현듯 일어났다.
어떤 특별한 느낌이 나를 감싸고 있었고, 내면에서 무언가 일어나는 듯한 감각이 들었다. 마치 내가 그동안 잊고 지냈던 무언가가 깨어나는 듯한 순간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또다시 불합격 메일을 받았다.
무감각하게 지워버리고, 나는 내가 찍은 사진들을 천천히 살펴보며 순간의 감정을 되새겼다. 그리고 그 사진들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게 되었다. 사진 속에 담긴 작은 순간들은 내 마음의 깊은 곳에서 나오는 목소리처럼 들렸다. 그렇게 우연히 맞닥뜨린 순간들이 내 마음속 깊이 파고들면서, 나는 이제 사진이라는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을 찍는 것이 아니라, 내 감정과 이야기를 담은 사진을 통해 나 자신을 표현하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다.
이 결정을 통해 새로운 빛이 내 삶에 비추어졌고, 이제 내 여정의 서막이 올랐다. 나는 사진을 통해 세상을 탐험하며, 그 안에서 내 감정을 깊이 있게 해석하고, 나만의 독특한 이야기를 엮어가고자 한다. 파리의 거리에서 느낀 그 순간의 감정이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세상은 나에게 놀라운 순간들을 선사할 것이고, 나는 그 경험들을 통해 나 자신을 한층 더 깊이 이해하고, 새로운 나를 발견해 나갈 것이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