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 Pivot
내 삶에서 재미는 가장 중요한 요소였고, 나는 자주 '재미가 없다'는 말을 되뇌곤 했다.
그러다 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되짚어 보니, 대학 시절 친구들과 함께 준비했던 국제 공모전이 떠올랐다. 우리는 함께 아이디어를 나누고 생각을 더해가며 힘들지만 유쾌한 작업 시간을 보냈다. 그 과정에서 주고받은 긍정적인 피드백 덕분에 빛나는 성과도 이뤄낼 수 있었다.
이처럼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나와 잘 맞는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즐기는 일이 나에게는 큰 기쁨이었다.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물을 관리하고 시스템을 설계하는 과정도 무척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나는 자유로움과 여유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이런 환경에서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런 사실을 왜 이제야 깨달았는지, 혹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현실이 여의치 않아 받아들이지 못했던 건지, 아니면 오랜 경험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나는 틀에 박힌 업무보다는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활동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나와 맞는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이었다. 그들과의 대화는 나의 아이디어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 때로는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마지막 회사에서 리모트 포지션으로 일하면서 몸은 편했지만, 이상한 사람들과 일하는 경험이 쌓이며 일상 생활에도 영향을 줄 만큼 정신적으로 피폐해졌었다. 그리고 새로운 포지션에 지원할 때마다 마음 깊은 곳에서 뭔가 불편한 감정이 있었고, 현실적인 이유로 그 감정을 억눌러 왔던것 같다. 이제 이 감정은 수면 위로 떠올랐고, 나는 더이상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나는 주변에 나와 결이 맞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힘이 솟아난다. 그들과 주고받는 긍정의 대화들이 내 삶에 잔잔한 온기를 불어넣어 주며, 그 관계들이 앞으로 내 일상을 더 풍요롭게 채울 거라는 확신이 든다.
이제는 더 이상 재미를 잃지 않고, 나를 찾는 타이밍을 기다리려한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