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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ma Jun 28. 2018

시카리오, 너 마저

그러니까 자격지심은 만병의 근원이다.

결론.

중년부부도 아닌 것이, 의리때문에 산다, 아니 본다.

좋아서 봤는데, 쓴웃음만 가득 나옴, 지루하게 재미없고.


* 스포일러 없음 (신경 쓰이시면 안녕히.)


전편의 알레한드로는 2시간 내내 이해할 수 있는 머신이었다. 그의 냉소, 그의 분노. 굳이 두 어번 반복하고 흘려대지 않아도 알 수 있었던, 딸에 대한 그의 사랑, 그리움, 북받쳐 오르는 슬픔.


하지만, 이번엔 아니다. 알레한드로는 너무  뻔해서 믿기 힘든 순간에, 반짝반짝 예쁜 눈을 가진, 10대 소녀에게 맘 약해져서, 그냥, 그렇게 총 좀 휘두르더니, Jesus Christ처럼 다시 날아올랐다.


맽(맷)은 또 어떠한가.


전편의 맽과 이번편의 맽이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액션과 작전의 얼개는 크게 달라졌다. 그래서, 그 쿨내음 터지고, 산전 수전 공중전 다 겪은 미국 아재에게서 뿜어져나오던 그 위트는 반땡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명불허전, 남의 나라 말로 연기해도, 마음 먹먹하게 하는 두 남자는 연기 정말 잘한다.


이 실망감은 '독전'과 유사하다.

뭔가 있을 것만 같던, 그 화려한 프로모션에 속아 극장에 앉으면, 나갈때 까지, 지루함은 나의 몫.


감독이 바뀌고, 작가가 바뀌었다기에 굳이 찾아보았다.

아니, 왜. 이런 분들이. 어머머.


역시 고점을 찍은 집 인수하는 게 아니고,

잘 나가는 전작의 속편은 맡는 게 아니다.

충분히 잘 할 수 있는 자기만의 칼라가 있는 사람들인데

전작보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전작만큼은 해야 한다는 불안에

나도 지기 싫다는 욕심에

결국 헛발질만 하다가 제 색깔도 잃고 전작의 맛도 버렸다.


시카리오 라는 굴레를 두지 않았더라면

좀 나아지지 않았을까.

그래도 베니는 여전히 멋있다.

선글 쓴 옆 모습은, 52세 아저씨라고 믿기 어렵다.

베니, 다음엔 로맨스 하나 찍어 줘요. 나 죽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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