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케가 복수에 집착한 이유

정체성과 복수의 동일시

by 니미래다

나루토 속 우치하 사스케는

늘 복잡한 감정을 안고 있는 캐릭터다.

그는 냉정하고 고독하며,

무엇보다 '복수'라는 단어로 자신의 삶을 설명한다.

어린 시절 행복했던 가족의 기억은

한순간에 파괴되었다.


이후 사스케의 존재 이유는

오직 형 이타치를 향한 복수였다.

왜 사스케는 그렇게까지 복수에 집착했을까?

심리학적으로 깊은 맥락이 숨어 있다.







트라우마와 상실의 충격

사스케는 사랑받는 동생이자 촉망받던 아이였다.

그러나 어느 날,

형 이타치가 일족을 몰살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하게 된다.


이 충격은 어린아이의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심리학적으로 이는

전형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상황이다.

트라우마는 단순히 사건 그 자체만이 아니라,

세계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

사스케에게 '가족은 안전하다'라는 믿음은

철저히 무너졌다.

세상은 배신과 공포로 채워졌다.

그는 상실의 슬픔을 표현하기보다는,

그것을 '복수'라는 목표로 바꾸어 버렸다.






분노는 2차 감정이다

분노는 2차 감정이다.


분노의 밑바닥에는

상실, 슬픔, 무력감 같은 원초적인 감정이 깔려 있다.

어린 사스케는 그 감정을 온전히 감당할 수 없었다.

그는 슬픔을 드러내기보다는 분노로 포장했다.

"내가 강해져서 형을 반드시 죽이겠다."
이 선언은 사실 슬픔의 다른 표현이었다.

복수심은 사스케가 버티기 위해 선택한

심리적 방패막이었다.






정서적 단절: 살아남기 위한 거리두기

보웬 가족체계이론에 따르면,
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개인은 감정을 차단하고 정서적으로 단절함으로써

스스로를 지켜내려 한다.

사스케의 차가운 태도, 친구들을 밀어내는 모습은

'정서적 단절'의 대표적 양상이다.

그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수록

다시 상실의 고통을 겪을까 두려웠다.


차갑게 거리를 두고,

오직 복수라는 단일 목표에 몰두함으로써

불안을 통제하려 한 것이다.

겉으로는 냉정해 보이지만,

내면에는 불안과 두려움이 가득했다.






정체성과 복수의 동일시

에릭슨의 심리사회 발달이론에 따르면,
청소년기는 '정체성 대 역할 혼미'의 단계다.


이 시기에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정립하지 못하면 혼란을 겪는다.

사스케는 가족이 몰살당한 후

정체성의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졌다.


그는 결국 '복수하는 자'라는 역할을

자신의 정체성과 동일시했다.

복수는 사스케가

'나 자신'을 증명하는 유일한 수단이 된 것이다.







애니로 읽는 우리의 마음

우리 주변에도 사스케와 같은 사례는 많다.

어떤 이는 상처를 받은 뒤 관계를 끊고,
오직 목표 달성이나 성공에 몰두한다.
또 어떤 이는 슬픔을 인정하지 않고,
분노나 냉소로 감정을 포장한다.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사실은

깊은 상처와 불안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집착은 본질적으로

'상실을 치유받지 못했을 때' 생겨난다.

사스케가 복수에 집착한 이유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과 트라우마를 버티기 위한

생존 전략이다.
분노는 슬픔의 가면이었고,

정서적 단절은 불안을 막기 위한 방패였다.

그러나 진정한 치유는

복수가 아닌,

상실을 직면하고 새로운 관계 속에서 의미를 찾을 때

가능하다.

사스케가 끝내 나루토와 다시 연결되는 과정은,

그가 진정한 자기 회복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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