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헤드라인을 훑다가 기사를 하나 봤다.
'태국 처가 가던 한국인 새신랑도 열차 사고 참변'
뉴스기사의 제목부터 마음 아픈 사고 소식이었다.
고속철도 공사 현장에서 대형 크레인이 붕괴해 인근을 달리던 열차를 덮쳐 최소 32명이 숨졌다. 사망자 가운데는 태국인 아내와 함께 아내의 친정집으로 향하던 한국인 남편도 있었다.
지난달, 태국에서 기차를 타고 이동했던 적이 있어서인지 더 안타깝고 무서운 사고였다.
기사를 스크롤하던 중, 내 눈을 의심하는 광고를 봤다.
방콕 항공권 세일 광고였다.
항공권을 특가로 구매해서 지금 바로 태국으로 여행을 떠나보라고 부추기는 광고였다.
과연 이 광고가 이 기사에 적절한 걸까?
사상 사고를 전하는 가슴 아픈 뉴스에 즐겁고 신나는 여행을 떠올리는 항공권 광고라니.
이게 바로 요즘 알고리즘의 한계가 아닐까 싶다.
바보 같은 알고리즘.
그런데 나는 이런 알고리즘에 현혹되어 더 바보 같은 삶을 살아간다.
내가 더 바보다.
알고리즘이 내 콘텐츠에 힘을 실어주는 날도 있고, 아닌 날도 있는 건데 그에 따라 내 기분은 롤러코스터를 탄다. 알고리즘이 내게 보여주는 게시물과 숏폼에 빠져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스크린을 바라보는 날도 많다.
내 취향은 내 것이고, 내 취향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일 텐데 그동안 자극적인 것들을 떠먹여 주는 알고리즘에 놀아나 내가 무엇을 보고 싶은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잊었다.
부적절하게 광고를 띄운 광고 알고리즘을 보며, 내가 그동안 얼마나 바보 같은 알고리즘에 농락당하며 살았던 것인가 싶었다. 인지상정이 있던 사람이 직접 고심해서 고르고 선택했던 그 시절이 그리워졌다.
그리고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