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기 너머로 동생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가짜 울음으로 하소연 하는거라 생각했다.
근데 그 울음은 꾹꾹 눌러둔 감정이 터지면서 나오는 울음이었다.
이제 돌이 된 아기를 키우면서 동생은 참 잘 견뎌왔다.
씩씩하게 엄마의 역할을 해냈다.
그런 동생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 갖는 것을 고민했다.
나는 동생처럼 좋은 엄마가 되어주지 못할 것 같아 망설여졌다.
그만큼 동생은 아이를 사랑으로 키웠다.
그런 동생이 울면서 전화를 했다.
너무 힘들다고. 죽을만큼 힘들다고.
엊그제 돌잔치를 한 조카는 엄마 껌딱지다.
동생네 이사 후 집정리를 도와주러 다녀왔는데, 조카는 눈 앞에서 엄마가 사라지면 대성통곡을 하며 울었다. 5초? 아니 3초도 못버티고 엄마를 찾아댔다.
붕붕이를 태워주는 동안에도 엄마가 밀어주고 있는게 맞는지 수시로 뒤를 돌아 확인했다.
다들 그 무렵에는 엄마 껌딱지라고, 어쩔수 없다고 한다. 본인도 그 시기에는 아이를 안고 화장실 볼일을 보곤 했다며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거라 위로한다.
그런데 내 조카는 정말 해도해도 너무 할 정도로 엄마 껌딱지다.
한시도 쉬질 못하는 내동생을 보니 참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동생의 울음에 가슴이 아렸다.
누구 하나 도와주지도 않고 혼자서 하루종일 애를 보려니 너무 힘들다고 했다.
아니 죽을만큼 힘들다고 했다.
자식을 안 키워본 친정 아빠는 육아에 도움이 되지 않고..
하나 있는 언니 역시 육아를 해본 적도 없고, 자주 찾아오지도 않고...
녹초가 된 남편이 퇴근할 때 까지 내 동생은 하루종일 혼자 육아 전쟁을 치뤘다.
너무 미안했다.
지난 1년동안 아니, 임신기간까지 2년간 내동생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내가 너무 무심했다.
미안함에 애꿎은 조카가 미워졌다.
하나뿐인 내 동생을 힘들게하는 조카가 미웠다.
사실은 무심했던 나 스스로가 미웠던거면서...
정말 육아는 대단한 일이다.
이런 시간들을 견뎌내며 한 생명을 키워낸다는 건 정말 숭고하고 멋진 일이다.
뱃 속에 새 생명을 품고 있는 산모도,
고군분투하며 아이를 양육하는 양육자도,
어린 생명을 책임지기 위해 오늘도 일터로 향한 부모도.
참 멋진 어른이다.
그나저나 조만간 동생을 보러 다녀와야겠다.
조카를 보는 일은 못해도 집안일은 내가 해줄 수 있으니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다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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