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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윰 Oct 01. 2021

1일1드로잉

귀걸이

#77일차

귀걸이를 선물 받았다. 거기서 파는 것 중 제일 예뻤다고 했다. 면세점인데 반값 할인까지 받았다고 하니 더욱 마음에 들었다. 파란 큐빅이 줄줄이 박힌 고리와 민무늬 고리가 이어졌다 갈라지고 다시 이어졌다. 서먹했던 사이가 시나브로 가까워졌던 일이 떠올랐다. 돈독했던 사람에게 섭섭할 때도 있었다. 무릇 살아있는 것들의 일이란 그런 것이다.


제주 밤바다도 영상으로 담아왔다. 저 멀리 남해의 수평선이 어슴푸레 펼쳐져 있었다. 달에게 끌려온 묵직한 바다가 육지에 이르자 가벼워졌다. 부드러운 모래 위로 파도가 하얀 거품을 만들며 수줍은 얼굴을 내밀었다. 어두운 바다가 작고 가느다란 포말을 일으켜 모래사장을 간질이고 달아나길 반복했다. 밤의 고요 속에서 파도 소리는 달과 지구가 나누는 밀담으로 들렸다. 불면으로 하얗게 밤을 지새울 때 다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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