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일차
*2021.10.22. 10분 글쓰기*
내 삶의 성공과 실패
잠을 제대로 못 자 개운하지 못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한 건 실패.
출근길 학교 보안관님이 집에서 쪄온 고구마를 주셔서 웃었던 건 성공.
카페인 피하고 싶은데 교실에 도착하자마자 정신 차리려고 고카페인 음료수를 마신 것은 실패.
나뭇잎 한 장을 따라 그리고 "나의 잎은 000"라고 초성을 넣어 시를 쓰고 발표하는 수업에서 우리 반 아이가 지은 시에 마음이 촉촉해진 것은 성공.
4-4 박 00
나의 잎은 ㅅㅅㅎ
아주 ㅅㅅㅎ 여름날 너를 만났지.
아주 ㅅㅅㅎ 우리 선생님으로부터 너를 만났어.
아주 ㅅㅅㅎ
널 봤을 때 내 기분이 좋아졌지.
넌 정말 신비로웠어.
아주 ㅅㅅㅎ
널 내 마음과 내 집으로 초대했지.
이제 넌 손님이 아니야. 우리 가족이지.
널 만난 순간이 지금도 생생하게 느껴져.
(답은 섬세해)
4-4 박**
ㄷㄱㄷㄱ한 나의 잎은
뾰족한 부분 하나도 없지
ㄷㄱㄷㄱ한 나의 잎은
찔리거나 다칠 일이 절대 없지
(답은 동글동글)
4-4 김00
나의 잎은 ㅁㅂㅅ
진한 초콜릿 같은데
뒤를 보니 연한 초콜릿
나의 잎은 ㅁㅂㅅ
구멍이 없다가도
잠깐 눈 감는 사이
어라! 구멍이 뚫려 있네
(답은 마법사)
학교에서 점심 급식을 자율 배식하는데 오늘도 많이 먹은 것은 실패.
옆반 교과 선생님이 직접 가꾸었다며 텃밭에서 금방 따와 풋내가 싱그러운 고추 한 봉지를 주신 건 성공.
어제 올린 글에 좋아요는 있지만 구독자는 여전히 없어 실망한 것은 실패.
학생 문제로 괴로워하는 선생님의 등을 토닥이고 위로해주지 못한 것은 실패.
업무 때문에 왔다갔다 바빠서 교과서 찾으러 교실에 다시 온 우리반 아이에게 친절하게 대하지 못하고 보낸 건 실패.
내 앞에서 귓속말하는 두 선생님 때문에 기분 나빠진 것은 실패.
퇴근길 읽고 싶어 주문한 책이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일은 성공.
저녁으로 차가워진 옥수수연유치즈전을 꺼내 기름 없이 덥히다가 겉이 타버린 건 실패 .
보안관님이 주신 찐 고구마를 그림으로 남기고 맛있게 먹은 것은 성공.
<실패> 시를 읽고 따라 쓰고 서랍에 넣어둔 실패했던 일, 한 때 소중했던 것을 떠올려 본 것은 성공.
읽고 싶은 책이 생기는 족족 구입해서 책꽂이는 꽉 차는데 요즘 책을 거의 못 읽는 건 실패.
금요일 저녁이라 내일과 모레 늦잠자도 되고 여유로와서 배시시 웃음이 나는 건 성공.
성공과 실패가 오르락내리락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며 소소한 오늘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