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나팍 #월세납부 #월요일오후세시
1년 반쯤 된 것 같아.
바다 건너 일본 땅으로 건너가 살고 있는
그녀로부터 편지를 받은 지.
왜냐하면 편지봉투를 여는 순간 조금은 낯선 바다냄새,
그리고 조금은 낯선 벚꽃의 향기가 나는 것 같았거든.
내 코가 기억하는 그 향기로봐선 작년 벚꽃이 날리던
봄 즈음이 분명해.
남편의 해외 발령에 맞춰 두 아들을 데리고
설렘 반, 걱정 반으로 떠났을 그녀,
그러나 어디서도 특유의 긍정적인 생각으로 적응을 할 줄 알고
또 낭떠러지에서 덩굴 한 줄기 붙잡고도 깨달음을 얻어낼 줄 아는
그녀의 성향으로 봤을 땐
낯선 땅에서도 분명히 잘 지내리라.
옛날 광고대행사에서 밤을 새며 낄낄거리며 카피 쓰던 때도 그립고,
또 여전히 현역으로 남아 고군분투하는 내 모습이 부럽기도 하다는
내용으로 편지가 채워졌었지.
난 그 편지를 고이 화장대 한켠에 놓으며...
'답장을 보내야지, 보내야지, 보내야할텐데, 언제보내지, 너무 늦었네'
이러다가 이사를 하게 되었고 나름 잘 챙겨놓는다고
어느 상자엔가 고이 넣어놨을텐데
이사한지 1년도 훌쩍 넘어 그녀에게 답장을 쓰려고 뒤적거렸을 땐
그 곱디고운 편지봉투는 보이지 않았다.
거기에 있던 주소라도 따로 적어놓는 거였는데.
그녀의 핸드폰은 여러번 바뀐 탓에 나에게 번호가 남아 있지 않았다.
고로 카톡으로도 물어볼 수도 없다는 것.
나는 어딘가에 그 편지가 분명 있을거라 믿으며
손수 그림을 그려 그녀만을 위한 엽서를 만들었어.
만들었는데... 드디어 만들었는데...
보낼 수 있는 주소가 나에게 없다.
상량한 가을바람이 창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와 언젠가 마셨던 명동의 일본맥주가 떠올라.
그 때는 몰랐지, 그녀가 가족들과 훌쩍 일본으로 건너가버릴 줄은.
그립다, 코이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