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a
자정 즈음의 택시에는 어디에서든 어둠이 묻어 있었다.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들이 말없이 불쑥 다가왔다가는 어느 사이 저만큼 물러나 있곤 했다. 나는, 끊임없이 흔들리며 이 사이- 풍경과 풍경, 나와 당신 사이의 간격을 더는 좁히지도 못하고 나란히 달려갈 뿐이었다.
이 달큼하고도 노곤한 슬픔 속에서 단풍잎처럼 매달린 불꽃들이 지친 어깨 위로, 마른 무릎 위로 내려오는 지금은 슬픔이 문을 열기 시작하는 시각. 그렇게 자정 즈음, 나는 자꾸만 당신이 그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