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許)시(詩)

by 나인테일드울프

목구멍이 간질거려

게워내려 헛기침을 했다.

쿨럭, 쿨럭.

한 무더기 쏟아져 나온 가시를

종이 위에 가지런히 놓아 본다.

이게 시인가.


손끝이 간질 거려 종이 위에

박박 문지르니

가시가 찌르며 피를 낸다.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그러니

곧 종이는 피칠갑을 하고...

나지막이 되뇌어 보니, 이게 시인가.


이러다 피 냄새 맡은 날파리가

웽~하고 날아들지 모르는데

하염없이


시인가 싶어 눈길 거두지 못해

종이 위에 어지러이 흩어진

피 뒤집어쓴 가시들이

솟아올라 눈에 콕콕 박힌다.


검은 세상, 적막 가득해야 하는데,

시뻘건 세상에 종이만 하얗다.

그래서 이게 시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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