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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 니니 Apr 05. 2024

세계여행 스타트

  누구에게나 인생의 전환점은 있다. 전환점이라는 이름처럼 때론 드라마틱하게 반전을 이루기도 하고 때론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 같지만 큰 변화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나의 전환점은 한국을 떠나 캐나다로 떠나는 날. 아니 그 이전에 회사에 사표를 낸 날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살아오는 동안 나에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 짓고 상상만 하던 일들이 현실로 이루어졌고, 좌절과 피곤의 연속이었던 삶은 자유의 시간들로 가득했다. 캐나다로 오기 이전의 삶은 곤란했던 순간들, 속상했던 순간들뿐이었다. 물론 내 안에 '곧 달라지겠지.'라는 작은 희망도 있었다. 하지만 이 희망은 한 밤중 숲 속에 켜져 있는 작은 촛불처럼 연약했고 위태로웠다. 언제 꺼지지 않아도 이상하지 않는 그런 상태였다.

 

 캐나다 위니펙에서의 4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한 여름의 뜨거운 기온을 지나고 어느덧 시원함을 지나 추운 계절이 왔다. 짧디 짧은 캐나다의 여름은 아주 화려하고 장렬하게 대지를 달군 뒤 벌써 사라져 버렸다. 카페마다 추울 만큼 빵빵하게 나오던 에어컨의 바람은 따듯한 바람으로 바뀌어 우리를 반기고 있었고, 9월부터 내린 눈은 나의 식견도 넓혀주었다.

 이 시간 동안 굳건한 벽과 같은 나의 마음은 조금씩 말랑거려지고, 흑암이던 내 마음은 조금씩 밝아졌다. 겨우내 얼었던 땅이 봄 앞에 속절 없이 녹아내리듯 내 마음 또한 평화/평강 앞에 녹아내렸다. 너무 빠르게 찾아온 내면의 평화에 나는 오히려 당황스러운 정도였다. 

 이제는 두 번째 시작을 해보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세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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