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기분이 어떻게 식욕 변화를 만드는 건가요?

#4. 꼬르륵 인형

by 니너하리

4-2. 우울한 기분이 어떻게 식욕 변화를 만드는 건가요?

우울증에서 나타나는 식욕의 변화는 우리가 평소 배고픔을 느끼고 멈추는 방식을 떠올려 보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배가 고프면 우리 몸은 배고픔 센서를 켜고 뇌에 신호를 보내고, 충분히 먹고 나면 '이제 그만'이라는 포만 신호를 알립니다. 이렇게 식욕은 배고픔과 포만감 사이를 오가며 자연스럽게 조절되죠. 하지만 우울증이 찾아오면 이 균형에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첫 번째 변화는 스트레스에 대한 몸의 반응입니다. 우울증에서는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체내 시스템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배고픔과 포만감을 전달하는 신호가 이전처럼 정확하게 작동하지 않게 됩니다. 어떤 사람은 A씨처럼 배고픔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또 어떤 사람은 B씨처럼 쉽게 허기를 느끼지만 멈추기가 어려워지기도 하죠.

두 번째 변화는 즐거움을 느끼는 회로의 변화입니다. 음식을 먹으면서 느끼는 만족감과 즐거움은 뇌의 보상 체계와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우울증에서는 이 보상회로의 기능이 흐트러지면서, 음식에서 아무런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게 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잠시나마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음식에 더욱 강하게 끌리기도 하죠.

일반적으로 전형적(멜랑콜리아형) 우울증에서는 주로 식욕 저하와 체중 감소가, 비전형 우울증에서는 식욕 증가와 폭식이 자주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양상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에는 전문가의 평가가 필요합니다. 우울증을 기분의 문제로만 생각해 왔다면, 몸으로 나타나는 변화가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우울증이 마음을 넘어 몸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몸과 마음이 당신에게 건네던 목소리가 조금 더 선명하게 들려올지 모릅니다.


참고문헌
Functional Connectivity of the Nucleus Accumbens and Changes in Appetite in Patients With Depression. JAMA Psychiatry. 2022. Kroemer NB, Opel N, Teckentrup V, et al.
Appetite Change Profiles in Depression Exhibit Differential Relationships Between Systemic Inflammation and Activity in Reward and Interoceptive Neurocircuitry. Brain, Behavior, and Immunity. 2020. Cosgrove KT, Burrows K, Avery JA, et al.
Appetite Changes Reveal Depression Subgroups With Distinct Endocrine, Metabolic, and Immune States. Molecular Psychiatry. 2020. Simmons WK, Burrows K, Avery JA, et 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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