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심야극장
5-1.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은 S씨 이야기
“거의 매일 반복되는 불면 또는 과다수면”
- DSM-5-TR, 주요우울장애 진단 기준 중
S씨는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았습니다. 수년 동안 근무해 온 직장에서 새롭게 부임한 상사와의 갈등이 심해진 뒤로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괴로워진 요즘이었죠. 안타까운 것은 집에 돌아와 지친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누운 순간까지 그 고통이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어느 날부터 S씨는 쉽게 잠에 들지 못했고, 잠에 들더라도 새벽이면 깨어 다시 잠들지 못했죠. 피로가 풀리지 않아 낮에는 졸음이 몰려와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었습니다. “오늘은 바로 잠에 들 수 있을까?” 그토록 포근했던 침대가 두려워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몇 가지 설문지와 상담을 마친 S씨는 우울증이 의심된다는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평소 밝고 자신감이 넘치던 S씨였기에 그럴 리 없다며 손사래를 치고 병원을 나섰지만,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유독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내가 우울증이라고…?” 처방받은 약을 아직 열어보지 않고 머리맡에 올려둔 채 잠이 오길 바라며 눈을 감았지만, 그날 밤은 어째서인지 더 길게 느껴졌습니다.
수면 패턴의 변화는 우울증의 주요 증상 중 하나입니다. 불면증은 이제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처럼 느껴지지만, 때로는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조금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S씨처럼 불면으로 병원을 찾은 성인의 상당수가 우울·불안 같은 기분 증상을 함께 겪으며, 불면이 있는 사람은 우울증 발병 위험이 더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진료실에서도 불면을 호소하던 이들이 뒤늦게 우울감을 토로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하루를 마치며 잠에 드는 일은 너무나 익숙해서, 서서히 달라지는 수면의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혹시 S씨처럼 모두가 잠든 시간, 홀로 깨어 두려운 밤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지는 않나요? 그런 밤들이 반복되고 있다면, 그건 잠의 문제만이 아닌 하루를 버텨낸 마음이 보내는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참고문헌
Association of Changes in Sleep Duration and Quality With Incidence of Depression: A Cohort Study.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2023. Um YJ, Kim Y, Chang Y, et al.
Sleep Disturbance and Psychiatric Disorders.The Lancet. Psychiatry. 2020. Freeman D, Sheaves B, Waite F, Harvey AG, Harrison PJ.
The Prevalence of Insomnia in Depressed Adults: A Systematic Review.Psychiatry Research. 2025. Toynbee M, Zygmunt D, Levett R, Moghaddacy S, Pappa S.New